유흥업 등 60개업종 동참

30일 5만여명 집회 예고

카드업계 “그만 두란 말”

최근 한국음식업중앙회 등 요식업체가 카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룸살롱과 학원 종사자 등 일반 자영업자들이 사상 처음으로 집단 휴업에 돌입한다고 밝혀 카드사를 긴장시키고 있다.

1일 유권자시민행동과 직능경제인단체총연합회에 따르면 이들은 오는 30일 서울 장충실내체육관에서 유흥주점과 경비업, 마사지업, 안경점 등 60개 자영업종의 5만여명이 모여 카드 수수료 인하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다.

이날 참석하지 못한 나머지 직능단체 회원들은 당일 휴업을 통해 카드 수수료 인하의 목소리를 전달할 예정이다.

또한 오는 12월에는 부산, 대전, 내년 1월에는 대구, 광주, 제주에서 공동 시위를 통해 카드 수수료 인하 분위기를 전국으로 확산시키고 내년 2월에 서울에 다시 모여 대규모 항의 시위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 집회에 룸살롱, 단란주점, 나이트클럽 등 유흥업소들이 대거 참여하며 60여개 자영업종이 동맹 휴업을 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유흥업은 4만여개 60여만명, 학원업은 9만여개 100여만명, 마사지업은 10만여개 60여만명, 안경사업은 5만여개 25만명 등이 종사하고 있어 이번 휴업에 참여하는 연합회 소속 종사자 규모만 500만명이다.

유권자시민연대 관계자는 “유흥업을 포함한 대부분 업종을 영세한 자영업자가 차지하고 있음에도 카드사들이 고율의 수수료를 매기고 있어 더는 참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오는 30일 전면 파업을 통해 우리의 억울함을 토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현재 유흥 및 사치업의 경우 이용료와 봉사료까지 합친 비용에 4.5%의 카드 수수료율을 부과받고 있고, 안경점은 2.6∼2.8%, 학원은 3.0∼3.5%를 적용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연합회는 적정 카드 수수료를 1.5%까지 인하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앞서 신한카드, 삼성카드 등 카드사들은 지난달 17일 중소가맹점 범위를 연매출 2억원 미만으로 하고 수수료율을 1.80% 이하로 내리기로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룸살롱이나 단란주점 등 유흥 및 사치업의 경우는 적용 업종에서 제외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는 이미 수수료율 인하와 관련해 충분히 성의 표시를 한 만큼 추가적인 조치는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정치적 논리 때문에 이미 중소가맹점 범위를 넓히고 수수료율도 내린 것인데, 모든 업종에 대해 수수료율을 1.5%로 내리라는 것은 장사를 그만두라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