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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습기 살균제 피해 18명 사망”…환경단체 2차 폭로, 공포 계속되나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원인 미상 폐질환에 걸려 사망한 사례가 이제까지 확인된 경우만 18건이나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지난 9월 발표한 1차 피해 조사에서 8명이었던 사망자가 2차 조사 결과 10명이 더 늘어났다. 피해 연령대도 더욱 넓어졌다. 영유아와 산모뿐만이 아니라 임신 6-8주차의 태아 및 10대 청소년, 40-50대 성인까지 포함되는 등 노인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또한 가족이 함께 피해를 입는 경우도 많았다.

환경보건시민센터ㆍ가습기살균제피해자모임ㆍ민주당 전현희 의원실은 1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가습기 살균제 2차 피해사례발표와 정확한 실태조사를 위한 국회토론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2차 피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9월 20일 1차 조사 당시 발표된 피해 사례 8건과 이후 환경보건시민센터와 가습기살균제피해자모임으로 접수된 추가 피해 사례 50건까지 총 58건의 피해 사례를 분석한 결과 ▷노인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었으며 ▷가족단위 피해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가 가장 많이 발생한 연령대는 영유아다. 발표에 따르면 지난 3월 세쌍둥이 중 둘째로 태어난 A군이 생후 이틀 만에 병원에서 호흡곤란증후군과 폐혈증으로 사망한 것을 비롯해 2일~31개월 영유아 14명이 사망했다. 이외에도 영유아가 폐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11건, 현재 검사중인 사례 2건 및 증상이 의심되는 불안사례 2건 등 총 58건의 피해 접수 사례 중 절반에 달하는 29건이 영유아 연령대에서 발생했다.

또한 가습기 살균제를 3년간 사용해온 임산부가 천식이 심해져 호흡곤란증후군으로 결국 임신 6-8주차에 태아가 사망한 경우도 있었으며, B(34개월)군과 C(41개월)군등 2명이 원인불명의 폐렴으로 사망했다. 산모의 경우도 폐질환으로 사망한 경우등 모두 6건의 피해 사례가 발생했으며, 또한 중학생 청소년과 40-50대 남여 성인 등 3명이 외부독성물질에 의한 폐질환으로 현재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다. 이들은 모두 모 할인마트 PB상품인 가습기살균제를 수년에 걸쳐 사용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가족단위의 피해 사례도 많았다. 전체 피해 접수 사례 중 11건이 가족 구성원이 일부 혹은 모두가 피해를 당한 경우였다. 서울 화곡동에 살고 있는 주부 D(28)씨의 첫째가 간질성폐질환을 앓았으며, 미숙아로 태어난 둘째는 2개월 만에 사망했다. D씨도 유사한 증세로 병원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다. D씨는 임신 당시 가습기살균제를 하루종일 사용했으며 일부러 가습기 노출을 많이 하기 위해 침대가 아닌 바닥에서 아기와 생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는 “환경보건 역학조사 결과 환자집단이 비교집단에 비해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발병비가 무려 47.3배에 달한다. 하지만 정부는 결과가 분명하지 않다며 시간을 끌고 있다”며 “가습기살균제를 강제회수하지 않고 자발적인 판매자제를 요청하는 수준의 조치에서 그친다면 이번 겨울에도 추가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 원인을 알면서도 방치하여 피해가 발생한다면 이는 결코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전현희 민주당 의원, 구요비 환경보건시민센터 공동대표, 진성영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전문위원, 강찬호 가습기살균제피해자모임 대표 등이 참석했다.

강 대표와 환경보건시민센터 관계자들은 이날 토론회를 마치고 오후 3시께 질병관리본부를 직접 방문해 정부의 조사과정을 확인할 계획이다. 

<박수진 기자@ssujin84>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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