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이경희 선임기자의 컬쳐프리즘> 스마트폰 음원열풍…K팝 안방선 ‘롱런’없다
인기 사이클 점점 짧아지는 가요계

빨라지는 디지털음원 유통속도

대형기획사 스타파워 경쟁도 한몫


올 3주 이상 1위 다비치 곡 유일

장르·콘텐츠 다양화 호평도



한국대중가요, 일명 K팝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과를 올리면서 전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반면, 막상 국내 시장에서는 인기 사이클이 오래가지 못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해와 비교해봐도 각종 대중음악 순위ㆍ차트 등에서 올해 K팝의 수명은 각종 차트에서 대체로 3주를 넘기지 못하고 있다. 이는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음원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싱글 시장의 가속화와 글로벌시장으로 무대를 넓힌 대형기획사 출신 K팝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경쟁이 그만큼 치열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sbs ‘인기가요’를 연출하는 곽승영 PD는 K팝의 최근 경향에 대해 “국내 음악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디지털음원시장은 유통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이미 지명도를 얻고 있는 가수가 신곡을 내면 곧바로 1위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 음악 소비 사이클이 짧아졌고, 가수들이 활동하는 기간도 그만큼 단축됐다고 할 수 있다”면서 “가수들이 앨범을 위주로 활동하던 시절에는 보통 두 달 이상 프로모션을 하기 때문에 타이틀곡이 아니더라도 자연스럽게 음악팬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후속곡들이 뒤늦게 히트를 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요즘은 그런 곡들을 찾아보기 어렵다. 좋은 곡들이 빛도 못보고 그냥 묻히는 경우가 훨씬 많아졌다”라고 평가했다.

가온차트에 따르면, 10월말 현재 가장 오랜 기간 1위에 머물렀던 곡은 다비치의 ‘안녕이라고 말하지마’(3주)가 유일해. 작년 12월 둘째 주부터 올 1월 셋째 주까지 5주 연속 1위를 이어가며 ‘대세’라는 닉네임을 얻은 아이유의 ‘좋은 날‘은 앞으로도 대기록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연말까지 아직 두 달이 남아있지만 이미 전세계 동시발매로 음원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한 소녀시대를 비롯해, 원더걸스, 아이유 등 빅파워 가수들의 치열한 경쟁으로 ‘쇼트런 현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요프로를 비롯해 각종 음악 관련 차트들을 살펴보면, 올해에도 K팝 스타의 신곡은 어김없이 1위에 올라 지명도와 인기곡이 비례하는 법칙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지난 1월 신곡을 선보인 씨엔블루부터 빅뱅, f(X), 2PM, 2NE1, 미쓰에이, 씨스타, 허각, 리쌍, 브라운아이드걸스 등은 1, 2주간 1위에 올랐다. 2NE1의 경우 싱글로 발표한 순서대로 3곡이 모두 1위에 올랐고, 박봄의 솔로곡 ‘돈 크라이(Don’t Cry)’도 2주 연속 1위에 올랐지만 3주 이상 롱런하지는 못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스타파워가 경쟁을 심화시켜 히트곡의 단명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예능프로그램인 ‘슈퍼스타K’‘나는 가수다’를 통해 리메이크곡이 재히트하면서 음악차트 순위에 재진입하거나 신규 진입해 순위에 큰 변화를 주는 경우도 많다.  1주일에 한번씩 방송할 때마다 쏟아져 나오는 콘텐츠는 지상파, 거대 방송사의  대중음악 시장에 대한 막대한 영향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고 있는 반면, 장기 불황을 딛고 이제 막 재기하기 시작한 제작자들의 의욕을 껶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찬반 양론 속에서도 예능 프로에 나오는 음원들은 드라마같은 구성을 통해 인기를 시들었던 가수들에게 새로운 이미지와 기회를 부여하고 가요 장르의 다양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호평도 만만치 않다.  

올해 음원시장 매출은 약 6천500억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는 가운데, 무엇보다 현재의 음악 제작, 유통, 소비 사이클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온건 스마트폰의 대중화다. 특히 아이튠스는  해외 콘텐츠의 접근성을 높였을 뿐아니라, K팝 스타들의 글로벌 진출의 통로로서 음악 유통시장의 강자로 떠올랐다. 스마트폰은 음원 시장을 폭발적으로 성장시키면서 동시에 스피드한 음악 소비 문화를 촉진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경희 선임기자/ic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