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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정세, 흔들리지 않는 운명의 사나이(인터뷰③)
배우 오정세는 연극 ‘이발사 박봉구’를 통해 연기 신고식을 치렀고 영화의 단역을 거치며 발판을 다졌다. 이후 ‘부당거래’ ‘쩨쩨한 로맨스’ ‘퀵’ 등 다양한 작품을 하면서 ‘대세남’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이번에는 ‘커플즈’(감독 정용기)로 진정한 ‘미친 존재감’ 등극을 예고한다.

# 연기의 시작은 ‘맨땅에 헤딩’

그는 ‘연기가 하고 싶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배우가 됐다.

“중, 고등학교 때 연기에 대한 관심이 생겼어요. 당시는 진짜 좋아하는 건지 단순한 스타의식인지의 판단 없이 마냥 좋았어요. 그러다가 고3 때 신중하게 선택하기 위해 스스로를 돌아봤죠. ‘평생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직업이 뭘까’ 생각하며 직업을 하나씩 지워나갔습니다. 그러니 ‘배우’가 남았고 연극영화과를 지원하고 오디션을 보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죠”

하지만 배우의 길이 쉽지만은 않았다. 지원한 연극영화과는 물론 오디션에 낙방하길 수차례. 그러면 그럴수록 그의 ‘배우’에 대한 열정과 ‘연기’에 대한 갈망은 더욱 높아져만 갔다. 


“지금 생각해보면 계속 떨어진 것이 저에게 약이 된 것 같아요. 연극영화과에 입학했다면 연기에 대한 이론들을 수업으로만 들었겠죠. 하지만 당시 저는 계속된 낙방에 목말라 있었기 때문에 강의와 세미나를 녹음기를 들고서 찾아다녔어요. 지금 그 강의의 내용은 기억나지 않아도 들으러 가던 제 모습은 또렷하게 기억나요. 참 좋은 경험이었죠”

연기를 시작하던 당시를 ‘맨땅에 헤딩’이라고 표현한 오정세는 현재도 어딘가로 향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섣부른 자만과 좌절은 없다는 것. 또 그는 자신이 연기한 모든 작품이 잘되길 바라지만, 그렇지 못할지라도 ‘과정’으로 여기고 다시 시작하면 되니 조바심도 없다.

# 진정한 ‘행복’을 일깨워준 연극

오정세는 지원한 연극영화과에 떨어지고, 오디션에서 낙방하며 4년의 시간을 보냈다.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더 많은 그 시기를 거치고 그는 드디어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연극’을 만났다. ‘이발사 박봉구’라는 연극이다.

“연극을 시작하고부터 정말 행복한 시절을 보냈어요. 공연이 끝나고 커튼콜 인사를 하는데 눈물이 막 쏟아지더라고요. 그러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죠. 살아오면서 ‘행복하다’는 말은 많이 들어왔지만 ‘행복’은 저에게 추상적인 단어였는데 그 때 ‘이 느낌을 행복하다고 하는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관객들과의 호흡, 소통 혹은 무언가를 전달해서가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그 느낌이 행복했죠”


# ‘돼지의 왕’은 인간 오정세의 성장

오정세는 현재를 ‘과정’이라고 표현할 만큼 작은 것 하나까지 소중하게 생각하는 배우다. 성공과 실패, 기쁨과 좌절을 겪으며 쉽게 기세등등하고 움츠러들지 않고 그에게는 이 모든 것들이 그저 ‘과정’일 뿐이다. 모든 작품에서 배우고 또 배우며 무언가를 얻고 반성한다.

그런 그가 최근 목소리 연기를 한 애니메이션 영화 ‘돼지의 왕’(감독 연상호)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게 됐다.

“‘돼지의 왕’은 배우가 아닌 인간 오정세를 돌아보게 한 작품이에요. 부끄럽고 감추고 싶었던 학창시절, 그리고 계급사회에 대한 이야기 속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했죠. 현재의 이 계급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들이 ‘비겁한 웃음’을 짓기까지 얼마의 시간이 걸렸을까. 그러면서 저를 되돌아 봤습니다”

작품에 들어가기 전 오정세는 자신이 표현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한다. 그리고 촬영 현장에서는 그 모든 것을 버리고 상대방과의 호흡, 현장의 느낌으로 연기를 이어간다. 이렇듯 그는 촬영 전의 준비성과 현장의 즉흥성을 모두 갖췄다. 


첫 연극 무대에 서기까지 그의 열정이 ‘배우 오정세’를 있게 했다. 그는 ‘커플즈’에 녹아있는 ‘운명’을 믿었다. 그리고 큰 운명 속 ‘작은 노력’을 신뢰했다. 실제로 만난 그는 현재보다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였다. 연기에 대한 막연한 희망으로 시작해 ‘충무로의 대세남’으로 떠오른 오정세의 지난 10년이 이를 입증한다.

이슈팀 김하진기자 / hajin@issu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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