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시립대 반값등록금’ 공약에 수험생들 ‘시립대 열풍’
재수생 A(20ㆍ서울 상계동)씨는 최근 목표 대학을 바꿨다. 지난해 수능에서 낙방한 성균관대를 목표로 공부를 해왔지만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의 당선을 계기로 서울시립대로 목표를 수정한 것. 이유는 등록금 때문이다. 가정 형편이 넉넉치 못한 탓에 대학에 가서도 스스로 등록금을 벌어야 하는 상황인 A씨에게 박 시장이 보궐선거 당시 내건 시립대 반값등록금 공약은 큰 영향을 미쳤다. A씨는 “시립대가 원래부터 등록금이 저렴하긴 했지만 이번에 새로운 시장이 선출되면서 더욱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나처럼 가정 형편이 좋지 못한 학생들에겐 정말 기쁜 소식”이라며 “시립대 경영학과를 목표로 수능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의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 공약 실현 여부에 수험생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시장은 선거운동 기간이던 지난 21일 서울시립대를 찾아 총학생회와 함께 반값등록금 협약식을 진행하고 시립대 학부생을 대상으로 최대 5년까지 특별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장은 시립대 운영에 관한 조례에 의거해 시립대 운영위원장(이사장)으로 인사ㆍ재정 등의 기능을 총괄하는 권한을 지니게 된다. 해당 공약이 실제 정책으로 실현될 경우 시립대 연평균 등록금이 200만원대로 내려가면서 일반 사립대 한 학기 등록금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 대학정보공시에 따르면 올해 서울시립대 연평균 등록금은 477만원이었다.

입학 전부터 등록금 부담에 걱정이 앞서는 수험생들은 큰 기대감을 안고 있다. 특히 A씨처럼 서울 상위권 대학을 목표로 하던 우수 학생들이 등록금을 이유로 시립대를 지원하고자 하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여 올해 정시 전형에서 서울시립대 합격 상한선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내 최대 대입수험생 인터넷 카페 ‘수능날만점시험지를휘날리자’에는 시립대 등록금 인하에 대한 기대를 보이는 수험생들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재수생이라는 아이디 ‘han****’는 “반값등록금 때문에 시립대 지원한다”고 말했고 아이디 ‘ook****’는 “대학 등록금이 학원비보다 저렴해진다. 시립대 끌린다”며 반가움을 보였다.

한편 반값등록금 효과로 시립대 합격상한선이 상승하는 것을 우려하는 수험생들도 적지 않다. 아이디 ‘vos***’은 “시립대를 정말 가고 싶은 사람으로서 솔직히 시립대 반값등록금 공약이 기쁘진 않았다. 합격선이 급상승하면서 한양대나 중앙대보다 높아질 것 같다”며 우려를 보였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등록금 문제가 현안으로 떠올라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번 공약으로 시립대 합격선이 2~3점 정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연세대, 고려대 등 상위권 학교의 중하위권 학과에서 시립대 도시행정학과 등 상위권 학과로의 이탈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물론 시립대 반값등록금 공약 실현을 위해서는 ▷서울시 예산 사용에 대한 시민들의 동의 ▷타지역 거주 학생들에 대한 지원 여부 ▷200억원에 달하는 반값등록금 지원 예산 마련 ▷타 대학의 반발 등 해결해야할 과제도 많은 상황이다.

실제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난 27일 “서울시민 세금으로 타 지역 거주 학생 지원을 한다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합리적 등록금 부담 경감 정책을 수립, 추진해야 한다”고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박수진 기자 @ssujin84>

sjp10@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