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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겸수 강북구청장 “엄마가 명품백 아닌 명품북 들면 아이들 미래 바뀐다”
박겸수(사진)서울 강북구청장은 어린 시절 승려가 되려고 했다. 승려만이 나라를 구하는 애국자의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약간은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사실 책 때문이다. 광주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그가 다니던 초등학교에는 도서관이 변변치 않아 책이 많지 않았다. 대부분이 위인전이었고 그 중 열심히 읽었던 것이 사명대사, 서산대사 등의 이야기였다. “읽은 책이라고는 스님들의 위인전 뿐이었으니 스님이 되면 애국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외동 아들이 어느날 ‘중이 되겠다’고 폭탄선언을 하니 어머니가 깜짝 놀라시더라고요”라며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는 박 구청장. 책을 읽고 싶어도 책이 없어 읽지 못했던 어린 시절의 아쉬움은 그가 ‘책 읽는 강북구’ 를 강조하게 된 이유 중 하나다.

▶“책 읽는 부모가 아이의 미래를 바꾼다”=강북구민들은 지하철 4호선 수유ㆍ미아ㆍ미아삼거리역 3곳과 동주민센터 새마을문고에서 언제든 자신이 원하는 책을 빌려보고 반납할 수 있다. ‘U-도서관’때문이다. 올해 1월부터 시행된 ‘U-도서관’은 4개 구립도서관과 14개 새마을문고가 보유하고 있는 30여만원의 도서를 언제 어디서든 대출 및 반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스마트폰용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이나 인터넷을 통해 원하는 도서를 대출신청하면 가까운 마을 문고나 지하철역으로 해당 도서가 배달이 된다. 사용자는 도서를 빌리기 위해 굳이 도서관까지 가지 않고도 출퇴근이나 이동 시에 편하게 도서를 빌리고 반납할 수 있다. 현재까지 ‘U-도서관’을 이용한 구민이 6만여명에 달한다.

박 구청장은 “독서하는 습관이 미래를 밝힌다고 생각한다. 특히 어린 시절 어떤 책을 읽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며 “아이들이 책을 읽게 하려면 부모가 솔선수범해야한다. 부모가 책을 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한 끝에 유도서관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독서동아리도 운영되고 있다. 관내 초중고등학교와 유치원, 어린이집별로 독서동아리를 구성하고 독서 주제별로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함께하는 동아리 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또한 매일 오전 11시께 구청장실에서 관내 학부모들과 함께 하는 독서동아리 모임도 열린다. 왜 책을 읽는 것이 필요한지를 학부모들에게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어머니들이 명품백(bag) 대신 명품북(book)을 들면 아이들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어머니들을 중심으로 독서동아리도 활성화 할 계획이다. 카페에서 어머님들이 삼삼오오 모여 책을 읽으며 서로 토론을 하는 모임들이 속속 보여지길 기대한다”며 “도서 관련 예산을 내년에는 더욱 확대해 구민들에게 더 많은 도서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적 우수 장학금이 아닌 소질계발 장학금 지급할 것”=박 구청장은 또한 “소질 계발과 인성 계발이 교육의 본질”이라며 아이들이 다양한 소질을 계발을 지원하는 ‘꿈나무키움 장학재단’ 설립을 추진 중에 있다.

미술ㆍ음악ㆍ글쓰기ㆍ춤ㆍ요리 등 분야를 막론하고 특별한 가능성을 보이지만 경제적 어려움 등의 이유로 소질 계발을 하지 못하는 유아 및 청소년을 발굴 지원할 계획이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대상으로 지급되는 여느 장학금과는 달리 어느 분야든 어렸을 때부터 재능을 꽃피울 때까지 지속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강북구는 재단 설립을 위해 올해 초 관련 조례를 제정했으며 현재 발기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기금을 모으고 있다. 재단 설립이 가능한 기금 5억원이 마련되면 장학재단을 출범 시킬 계획이다.

박 구청장은 “꿈을 꾸는 것은 아이들이지만 이를 키워주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다. 특히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소질을 발견해야 성공의 가능성이 커진다”며 “어린 시절부터 몇년 간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 아이들이 자신의 가능을 발견하고 두각을 드러내고, 세계적 인물이 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질 장학금은 대학 교수 등 전문가로 구성된 소질심사위원회의 판단을 거쳐서 지급이 될 계획이다. 현재 박 구청장의 이러한 뜻에 동감하는 600여명의 단체 및 개인이 발기인으로 나섰다.

박 구청장은 “구의 지원을 받아 자신의 소질을 계발한 아이들이 두각을 드러내면 기업에서 운영하는 기부 재단 등에서 아이들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더 많은 투자와 지원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아이들의 미래를 위한 ‘마중물’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ssujin84>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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