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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재지변과 증시…홍수에 올라가고, 지진에 흔들리고
태국의 50년만의 기록적인 홍수, 수백명의 사상자를 낸 터키의 강진 등 연일 터지는 자연재해에 주식 시장은 계산기를 두들기기 바쁘다. 연초 동일본 대지진 당시에도 한국 자동차와 정유, 화학 등 수출제조업은 ‘특수’를 보고, 여행과 항공업은 ‘죽’을 쑨 전례가 있다. 지구촌 이웃의 홍수, 지진, 태풍 등은 국내에 직접적 타격을 주지 않더라도 흔히 세계 원자재와 부품 가격 상승을 부추겨 업종마다 희비의 쌍곡선이 그려지기 마련이다. 이번에는 자동차ㆍ합성고무ㆍ제당이 수혜를, 여행ㆍ항공ㆍ하드디스크(HDD)는 사태 장기화 시 피해 볼 업종으로 꼽히고 있다.

▶일본차 생산차질, 천연고무 작황 우려= 주요 수해지역인 태국 중부 아유타야주(州)에 밀집해 있는 일본의 소형차 및 차부품 생산공장이 수해를 입어 국내 업체의 반사이득이 기대된다. KTB증권에 따르면 혼다, 도요타, 닛산의 현지 공장이 직접적 피해를 봤다. 혼다의 연산 42만대 규모 공장은 가동이 중단됐으며, 정상가동까지 최소 3개월이 걸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도요타는 태국 현지 부품업체의 공급 차질로 일본 내 4개 공장의 잔업이 28일까지 중단됐다. 또 태국으로부터 부품을 받아 완성차를 생산하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공장의 생산이 중단됐거나 생산량이 감축됐다. 닛산도 부품공급 차질로 공장을 일시 중단했다.

남경문 KTB증권 연구원은 “일본 완성차 업체의 생산 부족에 따른 판매 부진은 향후 수개월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현대차, 기아차 시장점유율 확대의 주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현대차가 아세안 주요 국가에서 시장점유율 10%를 달성할 경우 연간 23만대(연간 판매량의 6%) 추가 판매가 가능하다. 아세안 개척은 유럽 등 금융위기에 따른 수요 감소를 상쇄할 수 있으며, 이는 실적 안정성이 더욱 확대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천연고무 대체재인 합성고무도 수혜 대상이다. 태국은 전세계 천연고무 생산량의 32%를 차지하며, 주요 생산지역이 이번 홍수 위험지역에 속한다. 작황이 나빠지면 천연고무 가격 강세, 합성고무 수요 증가와 가격 동반 상승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10월 태국 홍수 당시에도 천연고무가격이 3개월만에 3400달러에서 5800달러로 70% 폭등한 바 있다.

황규원 동양종금 연구원은 “지난해 말같이 투기적 자금유입으로 천연고무 가격이 폭등하는 현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다만 공급차질로 인해 천연고무 가격은 10월 초 4000달러에서 4000달러 후반 수준 강세를 기록할 수 있다. 대체재인 합성고무 가격도 강세를 기록할 수 있다”며 금호석유와 LG화학을 수혜주로 꼽았다.

이 밖에 삼성증권은 태국 빠툼타니주(州)에 있는 일본 바이오업체 아지노모토의 설비 침수로, 핵산 가격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CJ제일제당의 반사이득을 예상했다. 그러나 세계 2대 원당 생산국인 태국의 홍수로 만일 원당 가격이 오르면 CJ제일제당의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여행ㆍ항공은 예의 주시= 이번 태국 홍수와 터키 지진이 일본의 원자력 사태처럼 관광수요에 직격타를 주진 않겠지만, 여행사와 항공사 주식은 경계대상 1호다. 대한항공으로 벌써 태국 현지 행사 취소와 맞물린 단체 승객 예약 철회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치앙마이, 푸켓 등 대표 관광지의 홍수 피해는 거의 없어 태국행 항공 타승률은 아직 뚜렷한 감소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항공사의 경우 여객 매출 가운데 동남아 노선 비중은 아시아나(19%)가 대한항공(14%)에 비해 많다.

이밖에 태국은 말레이시아와 함께 대표적인 하드디스크(HDD) 생산 기지여서, 생산시설 복구가 늦어질 경우 4분기 PC생산에 영향을 줄까 우려되지만 큰 영향은 주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지숙 기자 @hemhaw75>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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