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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로운 광고시장의 패러다임을 만들다…디지털 사이니지의 가능성
#1. 직장인 신모(27)씨는 매번 지하철을 기다릴 때 마다 ’시도도 하지 않으면 얻는 것도 없다’며 지하철역 한 켠의 ’디지털 뷰’를 찾는다. 얼마 전 디지털 뷰를 통해 공연 티켓 이벤트에 당첨되어 공연도 관람하고 재미를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문화생활을 즐겨하는 그에게 공연 티켓 이벤트 신청은 하나의 습관이자 일상이 돼 버렸다. 그러면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보던 각종 뉴스기사도 자연스레 지하철에선 넓은 화면으로 보며 즐기게 됐다.

#2 아직 스마트폰이 없는 취업준비생 박모(28)씨는 스터디를 하러 갈 때 마다 지하철의 디지털 뷰로 숙제를 한다. 오늘의 이슈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의견을 발표하는 자리라, 간단히 이슈화된 기사제목을 확인하는 것이다. 박씨도 이 디지털 사이니지의 덕을 톡톡히 보고있다.

이런 디지털 뷰와 같이 옥외 광고와 디지털 디스플레이 기술이 결합해 다양한 컨텐츠를 제공하는 매체를 디지털 사이니지(Digital Signage)라고 통칭한다. 다양한 형식으로 일반 대중들과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디지털 사이니지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광고, 문화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아직 도입 초기라 관련한 연구가 많진 않지만 최근 관련업종, 학계의 연구 움직임이 활발하다.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사이니지=디지털 사이니지는 크게 단순노출형(One Way)과 참여형(Interactive) 2가지로 구분된다.

대표적 참여형인 다음의 디지털 뷰는 지도검색, 이벤트 참여, 실시간 뉴스검색 등으로 사용자와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지난 2010년 2월 도입돼 지하철 1234호선 120개 역사 913개의 단말기를 설치, 지하철역이라는 공간을 통해 접근성과 노출효과를 극대화 시켰다.

제일기획과 삼성SDS, KT등이 참여한 강남대로의 미디어 폴은 미디어 아트와 키오스크가 결합한 신개념 마케팅 매체다. 키오스크 단말기의 셀프포토 및 이벤트 참여 등으로 상호작용을 이끌어 낸다.

이외에도 CGV의 클라우드는 스틸 이미지 광고와 동영상 광고, 셀프포토 등의 기능을 가진 디지털 사이니지며 코엑스의 코몰라이드 역시 참여형 디지털 사이니지다.

서울메트로가 운영하는 행선안내게시기는 단순노출형 디지털 사이니지다. 어느샌가 모르게 지하철 플랫폼의 전광판은 LCD 모니터로 바뀌었다. 지하철 도착을 알리는 안내 디스플레이 옆에서 나오는 광고, 뮤직비디오, 뉴스, 안내영상을 보며 새로운 디지털 사이니지를 경험할 수 있다.

버스정류장에서 볼 수 있는 PDP를 이용한 광고, 버스 도착정보 화면, CGV나 이마트 등 극장이나 마트 천장에 설치된 모니터 역시 단순노출형 디지털 사이니지다.

광고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은 수익성이 떨어질 지 모르지만 성공적인 모델이며 새로운 광고시장을 형성해 발전해 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새로운 광고시장을 선도할 디지털 사이니지=디지털 사이니지는 공간적 한계를 없애 버렸다. 기존의 옥외광고가 공간 분할개념이라면 디지털 사이니지는 시간 분할 개념이다. 벽면에 다닥다닥 붙어있던 광고판도 사라졌다. 매번 광고를 바꿀 때마다 광고판을 바꿀 필요가 없다. 광고판의 설치와 철거 비용도 들지 않는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기존 옥외광고 시장의 단점을 보완할 한가지 대안이 되었다. 화면만 바꾸면 광고가 바뀌고 심지어 동영상 광고도 가능하다. 적당한 모션으로 시선을 모으고 다양한 콘텐츠 제공이 가능해졌다. 보편적 다수만이 아닌 소수 타겟을 위한 광고로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다.

김효규 동국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기존 옥외광고는 퀄리티가 떨어지는 반면, 디지털 사이니지는 선명도도 높고 교체시기도 빨라 광고주의 만족도를 높일 것이고 TV, 신문, 라디오, 잡지 등의 매체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며 디지털 사이니지의 옥외광고 시장선도 가능성을 말했다.

▶한국의 디지털 사이니지=한정현 월간 팝사인 편집장은 “디지털 사이니지를 구성하는 3가지 요소를 하드웨어, 콘텐츠, 네트워크로 꼽고 있다”며 “한국은 대기업 자본의 움직임이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력과 인터넷 네트워크가 발달되어 있는 탓에 대기업을 중심으로 집행되는 네트워크형 디지털 사이니지가 강세를 띄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홍 CJ파워캐스트 부장은 디지털 사이니지에 참여하는 업체들을 “전통옥외광고 사업자, 네트워크 인프라가 잘 갖춰진 통신사업자, 다양한 컨텐츠 제공이 가능한 언론 등의 컨텐츠 회사”로 구분지었으며 “우리나라는 KT가 오래전부터 사업을 벌여왔고 LGU+, 다음, 연합뉴스 등이 대표적 사업자들”이라고 말했다.

정확한 데이터는 없지만 전문가들은 대한민국 옥외광고 시장이 2010년 7500억원 규모로 19%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이 중 디지털 사이니지가 17% 인 1290억 정도 규모로 보고 있다.

김효규 동국대 교수는 “신문, 방송 등 다른 광고시장은 성장률이 떨어지는 반면 옥외광고 시장은 성장세에 있고 그 성장세의 대부분은 디지털 사이니지가 주도한다”고 밝혔다.

▶디지털 사이니지의 기회와 위협=각종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인한 다양한 가능성과 비용절감, 신문 등 고전매체의 영향력 감소, 타겟팅 효과 등의 기회요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위협요인은 남아있다. 김현홍 부장은 “디스플레이, 네트워크, 컨텐츠, 소프트웨어, 유지보수 사업자들의 복잡한 이해관계와 네트워크 구성, 디스플레이 장치 구매 등 아직은 부담스러운 초기투자비용, 미디어의 변화로 인한 짧은 교체주기, 아직은 부족한 광고주의 인식 등이 디지털 사이니지가 가지고 있는 한계”라고 말했다.

제도적인 부분 역시 무시할 수 없다. 한정현 편집장은 “과거 강남대로의 미디어 폴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대립한 강남구와 행안부의 사례도 있어 ’옥외 광고물 등 관리법’과 같은 관련 법령의 정비와 광고 효과측정이 명확하지 않은 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관련업계 종사자와 학계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최근 디지털 사이니지가 옥외광고시장의 화두지만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진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모바일 등 발전된 기술과의 접목으로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며 현행법과 기존의 옥외광고가 가진 한계를 디지털 사이니지의 순기능으로 극복가능하다고 본다.

아울러 시대가 깔끔한 환경과 디지털을 요구하는 만큼 정부도 사업으로서의 육성방안을 고려하고 광고주들도 미디어 변화 현상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문영규 기자 @morningfrost>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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