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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 사모님들이 국민연금에 몰리는 이유
<국민연금 2000만명 시대>늘어나는 국민연금 부자들...강남 사모님도 몰린다

국민연금 가입자가 2000만명에 육박했다는 것은 우리나라 인구의 40%가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됐다는 뜻이다. 

그러는 동안 가입자에서 연금 수급자로 전환된 사람은 300만명을 넘어섰다. 이들은 대부분이 노령연금 수급자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233만명이 해당되며, 연평균 294만원의 연금을 받았다. 매달 25만원 정도의 연금이 지급된다는 뜻인데, 이것만으로 생계를 꾸린다는 것은 힘들다. 연평균 지급액이 가장 많은 울산에서도 연간 평균 지급액이 393만원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수급자 중에서도 지난 2008년부터 발생하기 시작한 20년 완전노령연금을 지급받는 사람들은 그나마 괜찮은 수준이다. 이들은 매월 75만원 정도의 연금을 받고 있다. 또 이들 중에는 100만원 이상 수급하는 ‘고액연금수급자’들도 적지 않다. 지난 3월에 1만명을 돌파한 고액연금수급자들은 올해 9월말 기준으로 1만7000명으로 늘어났다.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완전노령연금을 받는 수급자가 부부인 경우 국민연금은 생계에 상당한 보탬이 된다. 부부가 매월 100만원의 연금을 각각 받게 되면, 순수하게 매월 연금으로 받는 수급액이 200만원이 된다. 일반적인 노부부에게 적지 않는 금액이다.

지난 9월말 기준으로 국민연금 부부 수급자는 14만1451쌍에 이른다. 이들 부부 합산 평균 연금월액은 50만~208만원에 이른다. 완전노령연금 수급자가 늘어나면서 200만원 이상 수급하는 부부 수급자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국민연금 부자’로 불릴만한 가정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국민연금 최고 부자동네는 ‘울산’=국민연금 평균지급액이 가장 많은 지역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산업도시인 울산이다. 지난해 이 지역 노령연금 수급자는 4만1422명이며, 1인당 평균 393만8000원의 연금이 지급됐다.

울산에서도 동구의 경우 1인당 평균 519만원이 지급, 서울 강남구(464만원)와 서초구(457만원)보다 많았다. 또 울산 남구는 평균지급액이 415만원에 이르러 서울 서초구 다음으로 많았으며, 경기 용인시가 394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울산 동구의 경우 60~64세 인구 가운데 수급자 비율이 62%(남성 82%, 여성 34%)에 달해 시군구별 노령연금 수급액에서도 최고를 기록했다. 이 지역의 남성은 10명 가운데 8명이 국민연금을 지급받았다.

울산이 이처럼 국민연금 수급액이 많은 것은 현대자동차ㆍ현대중공업ㆍSK에너지 등 굵직굵직한 대기업들이 위치했기 때문으로 이해된다. 지난 1988년 국민연금이 처음 시행될 당시에 10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가 의무 가입 대상이 되면서 이들 지역 근로자들이 대거 포함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까닭에 울산 다음으로 연평균 국민연금 지급액이 많은 곳이 서울(330만원)이었으며, 인천(317만원), 경기(316만원) 등으로 조사됐다.

▶임의가입자 많은 지역은 ‘서울’=2000년대 후반 들면서 새롭게 나타나는 현상 가운데 하나가 임의가입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임의가입자는 가입 의무가 없는 가정주부 등이 국민연금을 재테크로 이해하며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2008년부터 완전노령연금이 지급되면서 국민연금의 효자 역할이 확인됐고, 이에 따라 임의가입자로 국민연금에 보험을 드는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 2008년 2만7614명에 머물던 임의가입자 수가 올해 8월 14만1464명으로 5배나 늘어났다. 임의계속가입자도 같은 기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임의가입자가 많은 지역은 향후 부부가 모두 연금을 받게 되면서 국민연금 부자동네로 부상한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올해 8월말 기준으로 전국 16개 시도 중에서 임의가입자가 가장 많은 곳은 서울(3만8518명)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경기도(3만7511명)가 뒤를 이었으며, 부산(9774명), 대구(7739명) 등 대도시 중심으로 많았다.

서울에서도 임의가입자는 송파구(3611명)와 강남구(3173명)가 가장 많았으며, 부산에선 해운대구(1362명)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현재 ‘고액연금수급자’도 가장 많다. 지난 9월말 기준으로 100만원 이상 노령연금을 받고 있는 수급자 전국적으로 1만6874명에 이르는데, 이 중 6834명이 서울에 있다. 서울에서도 강남구(1106명), 송파구(929명), 서초구(889명)가 다수를 차지했다.

▶수급 혜택 톡톡히 보는 지역은 ‘전라남도’=국민연금의 노후소득 보장 혜택을 골고루 받고 있는 지역은 전라남도로 나타났다. 시도별 55세 이상 인구대비 연금수급자 현황에서 전라남도의 경우 55세 이상 연금수급자가 17만2193명에 이르렀으며, 인구대비 연금수급자 비율이 30.53%에 달했다. 이는 전국 평균인 25.62%보다 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이 지역에선 55세 이상 남성의 경우 10명 가운데 4.5명 정도가 국민연금을 수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라남도에 이어 인구대비 수급자 비율이 높은 곳은 제주도(29.74%) 경상북도(28.94%) 전라북도(27.55%) 등 노인인구 비중이 높은 곳에서 국민연금 수급자 비율도 높은 현상을 보였다.

시군구별로도 55세 이상 인구대비 수급자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전남 장성군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 지역 55세 이상 인구 1만6401명 가운데 국민연금 수급자는 총 5976명으로 인구대비 수급자 비율이 36.44%에 이르렀다. 2위(화순군), 3위(신안군) 모두 전남지역에 위치했다. 



한 마을에서 60세 이상 인구 또는 가구수 대비 연금수급자 비율이 50% 이상일 경우 국민연금공단이 지정하는 ‘연금마을’도 대부분 전라북도와 전라남도 경상도에 몰려 있다.

국민연금은 소득 재분배 효과가 있다. 소득 수준이 높은 가입자와 낮은 가입자가 납입한 보험료가 향후 수급되는 과정에서 재분배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때문에 국민연금 부자동네가 늘어날수록 소득 재분배 효과도 폭넓게 나타나 취약계층에게 도움이 된다. 

<박도제 기자 @bullmoth>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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