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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집값 인하전 전국 확산...계약자들 집단 시위
“피 같은 내 돈 돌려달라”

지난 22일 상하이에서는 분양 아파트 계약자들이 플랜카드를 들고 거리를 점령했다. 이들은 비싼 돈을 내고 집을 샀는데 건설사가 갑자기 분양가를 대폭 인하해 손해를 봤다며 계약 취소 또는 보상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다.

또 이날 상하이 푸둥난(浦東南)로에 있는 궈자카이파(國家開發)은행 빌딩 5층에는 중하이위징시안(中海禦景熙岸)의 세대주 405명이 몰려와 난동을 피웠다. 이들은 시행사 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했으나 기다려도 나타나지 않자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여 경찰이 현장에 출동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억제책과 경기 위축으로 집을 사려는 사람이 크게 줄면서 중국의 부동산 시장에 혹독한 한파가 불어닥쳤다. 부동산업체들이 미분양을 해소하기 위해 마구잡이식 분양가 인하에 나서면서 기존 계약자들의 반발이 단체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다 .

디이차이징르바오(第一財經日報)에 따르면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상하이와 광둥성 선전시에서는 일부 부동산업체들이 분양가를 20%에서 많게는 40%까지 낮춰 물량 해소에 진력을 다하고 있다.

상하이 푸둥에 위치한 중하이위징시안(中海御景熙岸) 아파트의 경우 최근 분양가를 1㎡당 2만2000위안에서 1만7000위안으로 대폭 낮춰 공동구매를 실시했다.

선전 시에서는 이미 지난 5월부터 분양가 인하전이 시작됐다. 가장 발빠르게 나선 곳은 대형 부동산업체인 중하이디찬(中海地産)이다. 이 회사는 캉청궈지(康城國際)와 사이나스광(塞納時光) 등 2개 단지 가운데 1300가구를 분양가 이하로 내놓았다. 기존 계약자들의 반발을 샀지만 미분양 해소에는 성공했다.

저장(浙江)성 항저우(杭州)의 경우 새로 분양하는 단지들이 주변 신규단지보다 10~20% 분양가가 낮게 책정됐고, 부동산 수요가 여전히 높은 베이징(北京)에서도 인근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인하전이 달아오르고 있다.

이같은 분양가 인하전은 대형 부동산업체가 주도하고 있다. 중국 최대 부동산 기업 완커(萬科)는 최근 가장 광범위한 지역에서 가장 많은 물량을 분양가 이하로 내놓으며 회사 설립 이후 유례없는 저가 판촉을 실시했다.

부동산 업계 전문가들은 이같은 가격인하전을 집값 하락의 신호탄으로 분석하며 전국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만 신문 중궈스바오는 부동산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상황이 더 삼각하다”면서 “집값 하락은 중국 부동산 거품 붕괴에 대한 우려를 더욱 증폭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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