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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앙숙’ 터키-이스라엘, 지진으로 관계 회복하나
가자지구 터키인 공격으로 얼어붙었던 터키와 이스라엘 양국 관계가 터키 지진을 계기로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5일(이하 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터키 정부는 이스라엘의 지진 지원제의를 이날 받아들여 임시 주거시설을 요청했다. 이에 에후드 바락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특별한 구호팀’을 가능한 빨리 터키에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터키 정부 관계자는 “양국관계가 민감한 현 상황에서 이번 지원 승인조치는 관계회복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국가 재난상황에선 정치적 문제는 잠시 옆에 내려놔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지원이 양국 관계회복에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알론 리엘 전 이스라엘 외무부 국장은 “재난 지원은 양국 외교상황을 바꿀 수 있는 결정적인 사항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터키 지진 소식에 지난 23일 이스라엘, 미국 등 각국 정부는 구조 인력 파견 등 지원 의사를 즉각적으로 전달했다.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은 압둘라 굴 터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이스라엘은 터키의 슬픔을 공유한다”며 “이스라엘은 언제든 터키를 지원할 준비가 돼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터키 정부는 자체적으로 이번 사태를 수습하겠다며 지원 승인을 미뤘다.

터키와 이스라엘은 한때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1999년 2차례의 강진으로 터키인 2만여 명이 숨졌을 때 250명의 구호팀을 보내는 등 인도적 지원을 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이스라엘 해군 특공대가 가자에 입항하려던 국제 구호선을 공격해 터키인 9명을 숨지게 했으나 이에 대해 이스라엘이 사과를 거부해 양국의 외교적 갈등이 증폭됐다.

또 최근까지 터키는 아랍권에서 이스라엘을 고립시키는 전략의 중심에 있었다. 에르도안 총리는 지난달 13일 아랍연맹(AL) 본부에서 “팔레스타인의 독립국 승인 노력을 지지하는 것은 아랍국가의 의무”라며 “무책임하게 행동한 이스라엘은 고립을 자초했다”고 말했다.

한편 터키 정부는 25일 오후까지 이번 지진으로 숨진 사람이 432명으로 늘었으며 부상자는 135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민상식 인턴기자/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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