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12살 ‘개그 콘서트’ 롱런 비결은?
시청률 20%를 넘나들며 주말마다 시청자들의 안방에 ‘웃음 폭탄’을 던지는 개그프로그램. 1999년 9월 첫 방송을 시작해 지난 7월 방송 600회를 넘긴 ‘12년 장수’ 프로그램. 신인 코미디언들의 혹독한 ‘개그 훈련소’이자 ‘스타 등용문’. 매주 일요일 오후 9시 5분부터 KBS 2TV를 통해 방송되는 ‘개그 콘서트’(이하 개콘)에 붙는 수식어들이다. 화려한 수식어는 그냥 붙지 않는 법. 지난 12년간 각종 ‘부침(浮沈)’을 겪으면서도 ‘개콘’이 장수하며 인기를 끄는 비결은 무엇일까?

▶개콘의 독설이 용서받는 이유는? ‘공감 코드’

“시급 4320원을 받고 하루 10시간씩 1년 일하면 등록금을 마련할 수 있어요. 1년 알바하고 1년 학교 다니면 8년 만에 졸업할 수 있죠~.” 개콘 인기코너로 급부상한 ‘사마귀 유치원’에 등장하는 멘트다. “이뻐~ 이뻐~”를 연발하는 쌍칼의 느끼한 멘트도 여성비하로 비난받기보다 ‘외모 지상주의’에 대한 공감대로 통한다. 개콘에 등장하는 독설개그가 비난받기보다 오히려 인기를 끄는 이유는 ‘공감 코드’ 때문이다. 이문원 대중문화평론가는 “세태풍자 혹은 변화에 대한 요구가 코미디에 반영되면 ‘공감’요소로 작용한다”며 “이미 1980년대부터 있어 온 현상으로 종편채널 등에서 이런 류의 개그프로그램을 많이 시도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개콘에서만 존재하는 ‘캐릭터의 힘’

“이거 참 난감하죠 잉~ 애매합니다 잉” 최효종이 구수한 사투리로 애매한 것을 통쾌하게 정리해준다. 최효종의 ‘애정남’ 캐릭터는 개콘에서만 볼 수 있다. “안돼~ 안돼~”를 연발하며 속사포 개그를 이어가는 김원효의 캐릭터도 개콘에서만 존재한다. ‘최종병기 그녀’에서 김혜선의 파워풀한 캐릭터도 한 번 보면 뇌리에 박힌다. ‘뚜렷한 캐릭터의 힘’은 개콘 인기몰이의 원동력이다.

박명수가 ‘예능 2인자’ 캐릭터로 무한도전과 해피투게더를 동시에 하는 것, 붐이 ‘싼티’ 캐릭터로 강심장과 스타킹을 넘나드는 경우와 차별화 된 점이다. 개콘 서수민 담당PD도 “개콘에서만 볼 수 있는 개성있는 캐릭터가 장수 비결인 것 같다”며 개콘을 이끄는 한 축에 캐릭터 파워가 있음을 인정했다. 




▶개콘은 ‘나가수’? 치열한 ‘개그 경연장’

개콘은 정글과도 같다. 한 아이템이 방송으로 전파를 타기까지 시청자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치열한 예선’이 치러진다. 3시간 넘게 녹화를 진행하며 ‘새 코너’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을 살피기도 한다. 정규 코너로 자리잡지 못한 채 사라지는 아이템이 부지기수다. 개콘 출연진들은 매주 예비 경연을 치르는 셈이다. 애정남 최효종은 “애정남 코너만 해도 한 달 가까이 아이디어 회의를 했다”면서 큰 인기 뒤에는 그만한 고초가 뒤따른다고 고백했다. 일단 살아남는 아이템의 경쟁력은 높이 평가된다.




▶개콘 고공 인기 유지하려면? ‘균형감’ 필요

때에 따라 유행하는 개그 코드가 있다. 연예인 매칭프로그램이 인기였던 때, 리얼 버라이어티가 대세를 이루는 때가 있다. 이런 유행 코드에 집착했다면 개콘은 오래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개콘이 12년간 이어온 코미디 역사를 계속 써가려면 균형감 유지에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서수민 담당PD는 “방송내용이 인터넷에 수없이 회자되는 현상을 볼 때면 개콘 구성 내용에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면서 “파격과 유행을 선도하겠다는 강박에 무리수를 두기보다는 오히려 연말께 ‘정통 콩트’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황유진 기자/hyjgog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