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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업단지, 잿빛 공장지대에서 ‘녹색 생태공간’ 변신 중
아직 일반인에게 ‘산업단지=매연을 내뿜는 잿빛 공장지대’라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이 때문에 지역사회와 갈등도 반복돼 왔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2005년 10월부터 2011년 6월까지 5년간 생태산업단지(EIP) 시범사업기간 성과가 나타나면서 인식은 점차 바뀌고 있다.

이 기간 정부 지원금 397억원이 투입돼 울산, 여수, 반월시화 등 5개 시범단지 및 포승, 구미, 청주, 광양 등 30개 부속단지에서 총 47만6000t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각폐열 재이용으로 에너지 사용량 절감 9만800t, 질소ㆍ황산화물(SOx, NOx) 등 대기오염물질 저감 15만5000t에 달했다.

이밖에 폐ㆍ부산물 재활용에 따른 에너지비용 및 처리비용 절감과 신규매출 등 경제효과 1274억원에, 일자리는 222개가 늘어났다. 이는 89개 연구완료과제 중 사업화가 시작된 37개 과제에서 나타난 성과다.

이런 성과 덕분에 EIP사업은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았다. 2009년 이미 일본과 유럽연합(EU)은 사업을 주관하는 한국산업관리공단과 EIP사업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또한 2013년 ‘세계생태학회’를 한국에서 열기로 결정했다. 경기EIP사업단 신경호 단장은 “자원순환 생태산업단지 사업은 이제 최고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향후 전국적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해가며 민ㆍ관이 새로운 과제를 발굴하고 사업을 수행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나아가 전국적으로 네트워크가 확산될 경우 폐ㆍ부산물의 기업간 순환연계와 자원 및 에너지 이용효율 극대화를 통해 우리 산업이 지속가능한 단계에 이를 뿐 아니라 친환경 산업단지로 전환돼 ‘폐기물 제로(0)’도 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일례로 경북EIP사업단은 포항시 하수처리장 방류수로 인한 영일만 환경오염과 공업용수 부족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하수처리장 방류수 재이용 네트워크’ 구축사업 연구를 통해서다. 



사업단은 하수처리장에서 1차로 생물화학적으로 처리한 하루 15만t의 발류수를 역삼투압법으로 처리해 얻은 재처리수를 포항단지 내 기업들에 공급하는 용수순환 네트워크를 지난해 완성했다. 이의 가동으로 재처리수 사용 기업은 용수 구입비용을 연간 18억원 절감하게 됐으며, 영일만의 오염은 14%가량 줄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EIP는 전국을 거점지역(Hub)-부속단지(Spoke) 방식의 광역사업으로 8개 허브에 38개 단지를 구축 운영하게 된다. 광역EIP 구축을 위해선 지난해부터 2015년까지 5년간 450억원이 지원된다. 이를 통해 경제효과 4000억원과 환경오염물질 저감 300만t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산업단지에서 쓰고 남은 열을 인근 지역사회에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과제도 적극 추진된다.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 경우 잔여 열원은 인근 지역 난방용이나 비닐하우스 등에 공급될 수 있다.

하지만 EIP사업의 활성화를 위한 과제도 적지는 않다. 우선 지역사회와 기업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활발한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또 원료로 사용할 수 있는 각종 배출물질이 폐기물로 분류돼 사용할 수 없게 하는 법체계 정비, 산업단지 내 중소기업들의 시설투자비 부담 해소, 궁극적인 에너지 저소비 기반구축 등도 중장기 과제로 꼽힌다.

산단공 녹색사업팀 김흥수 팀장은 “지역 기업과 시민단체,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EIP포럼을 구성하고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지역 거점대학에 생태강좌를 개설, 전국민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지역화와 광역화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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