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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박동미 기자]‘나가수’호주경연 뻔한 1등·예고된 탈락?
정엽ㆍ김연우 이어 조규찬마저….
평소 깔끔하고 담백한 창법의 보컬을 선호하는 음악팬들은 조규찬이 탈락한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에 적잖이 실망했을 법하다. ‘나가수’ 공연 시스템의 특성상 현장 관객과 시청자 사이의 거리감은 어쩔 수 없겠지만 그 폭을 좁혀야 하는 제작진에게서 노력과 성의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데 실망의 근본적 원인이 있다.
지난 23일 방송된 ‘나가수’에서는 인순이가 1위를 차지하고, 조규찬이 탈락했다. 관광상품을 통해 한국에서부터 출발한 300여명과 현지 교민을 포함 2100여명의 청중 평가단 평가에서도 ‘나가수’는 예외없이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를 썼다.
이날 애국가 후렴구로 무대를 시작한 인순이는 빠르게 편곡한 ‘봄여름가을겨울’로 고국의 4계절을 그리워했을 교민에게 가장 한국적인 노랫말과 흥겨운 멜로디로 감성을 ‘제대로’ 자극했다. 파워풀한 퍼포먼스, 압도적인 가창력 그리고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노랫말 등 인순이의 퍼포먼스는 훌륭했다. 하지만 청중평가단이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채점기준 가운데 ‘감동’이 제일 큰 힘을 발휘하며 식상한 결론이 났다. 현장의 ‘느낌’과 관계없이 편집된 화면만을 보는 ‘나가수’ 시청자에겐 너무나 뻔했던 결과다.
담백한 창법으로 최성원의 ‘이별이란 없는 거야’를 부른 조규찬은 오랫동안 기다려준 팬들에게 보답하듯, 특유의 스타일로 최선을 다했지만 최단기간에 탈락했다. 이는 조규찬이 ‘나가수’ 출연을 결정한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정엽ㆍ김연우 등 자신만의 스타일이 확실한 보컬리스트가 화려한 퍼포먼스와 내지르는 창법이 가장 잘 통하는 ‘나가수’ 청중평가단에게는 외면당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서 수많은 팬들이 그의 출연을 만류하기도 했다. 경연 당일 현장에 모인 청중평가단의 기존 선호도와 그날의 기분과 감정 등에 좌우되는 불완전한 평가방식은 결국 조규찬을 ‘제2의 김연우’로 만들었다.
뻔한 1등에, 예측 가능한 탈락자. 이는 예능 방송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다. 우여곡절 속에 경연방식을 여러 번 바꾼 ‘나가수’ 제작진이 다양한 장르의 가수가 골고루 인정받을 수 있는 평가시스템을 만드는 데엔 끝내 인색했던 결과다. 이런 식이라면 성시경은 출연하지 않는 게 나을 법하다.
박동미 기자/pd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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