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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아래… 독재자의 피난처는 없었다
튀니지 벤 알리 사우디망명

이집트 무바라크 병상 재판

카다피 사망 모두 참혹한 말로


시리아·예멘은 유혈 진압

국제사회 제재등 퇴진압박

철권통치 몰락 다음은 누구?


42년 동안 철권통치로 군림했던 독재자, 그도 마지막에는 목숨을 구걸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던 권력자의 위엄은 온데간데없었다.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69) 국가원수가 20일 고향 시르테에서 최후를 맞았다. 시민혁명과 내전으로 도피 중이던 그는 하수구에서 비참하게 생을 마감했다. 카다피 시대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지난 2월 중순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지 8개월 만이다. 리비아 내전도 사실상 종식됐다. 세계 최장의 철권통치도 올 초부터 들불처럼 번진 ‘재스민 혁명’에 덧없이 쓰러졌다.

▶2011년은 혁명의 해=23년 동안 독재정치에 시달리던 튀니지에서 지난 1월 시작된 재스민 혁명.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휩쓸면서 거의 모든 국가에서 ‘아랍의 봄’을 불러왔다. 철옹성 같던 아랍의 독재정권도 뿌리째 흔들리기 시작했다.

시민혁명의 물결은 중동의 대국 이집트에서 30년 독재정치를 종식시켰다. 민주화 시위가 ‘현대판 파라오’로 불리던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을 권좌에서 끌어내린 것. 리비아에서도 지난 2월 민중봉기로 카다피 정권을 축출하며 기약 없는 내전에 돌입했다. 결국 카다피의 죽음으로 248일에 걸친 시민혁명 드라마는 막을 내렸다. 다른 나라에서도 혁명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재스민 혁명의 영향으로 1월부터 반정부 시위가 계속된 예멘. 33년 동안 집권 중인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은 6월 반군의 테러로 부상을 입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치료를 받다가 최근 귀국했다. 예멘군은 반정부 시위를 무자비하게 유혈진압하고 있는 실정. 살레 대통령도 나라 안팎에서 사임 압력을 받고 있다. 1990년 통일을 이룬 예멘은 반정부 시위로 균열이 오면서 또다시 대규모 내전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

시리아도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3월 시작한 반정부 시위를 군대를 동원해 유혈진압하며 지금까지 3000명 이상의 민간인 희생자를 냈다. 시위대가 정부군의 군사력에 밀려 정권 붕괴까지 이어지기는 힘든 상황이다. 유혈진압의 심각성 탓에 국제사회가 시리아 제재안을 마련하는 등 공조에 나섰다.

▶독재자 비참한 말로=카다피의 말로는 체포 직후 피살된 루마니아의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독재자들의 최후는 늘 비참했다. 차우셰스쿠는 1989년 민주화 시위로 실각한 뒤 군인들에 체포돼 군사재판에서 즉결처분됐다. 부부가 함께 160여발의 총탄을 맞았다.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은 2003년 고향인 티크리트의 토굴에서 미군에 생포된 뒤 3년 만에 교수형에 처해졌다. 이탈리아의 베니토 무솔리니는 1945년 애인과 스위스로 탈출하다 잡혀 함께 총살당했다. 무솔리니에게는 죽음이 끝이 아니었다. 둘의 시신은 밀라노에 보내져 시민들 발에 짓밟힌 후 로레타 광장에 거꾸로 매달렸다. 히틀러는 1945년 4월 소련군 진군 소식을 들은 뒤 애인과 함께 동반자살했다.

법의 심판대 앞에 선 독재자도 많다. ‘발칸의 도살자’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보스니아 내전 당시 인종 학살을 배후조종한 혐의로 네덜란드 헤이그의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재판을 받다 2006년 옥사했다.
올 2월 실각한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도 병상에 누운 채 재판을 받고 있다. 이슬람권에서 국민에 의해 국가지도자가 법정에 선 것은 사상 처음. 무바라크도 더없이 굴욕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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