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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세경, 신선했던 하이킥 넘어…세종대왕 돕는 궁녀로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이 끝난 2010년 3월부터 신세경(21)과 황정음(26)은 행보가 서로 달랐다. 둘 다 ‘지붕킥’을 통해 스타로 발돋움했다.

황정음은 시트콤 같은 예능 ‘우리 결혼했어요’와 드라마 ‘자이언트’ ‘내 마음이 들리니’로 작품을 꾸준히 이어갔다. 하지만 신세경은 이제야 SBS 사극 ‘뿌리깊은 나무’에 복귀해 오는 20일 5회부터 등장한다. 신세경은 그 사이에 찍었던 영화 ‘푸른소금’이 최근 개봉했지만 안방극장에서는 보기 힘들었다. 왜 그랬을까?

신세경에게는 ‘지붕킥’에서 과잉된 기대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바로 드라마 연기를 하는 건 쉽지 않다. 한동안 공백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신세경은 소위 ‘가정부 판타지’를 지니고 있었다. 순수하고 앳된 가사도우미에서부터 청순한 글래머까지 판타지의 양이 엄청났다고 볼 수 있다..

런 상황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예능 출연이었다. 165㎝의 날씬한 신세경은 최근 오래간만에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능동적으로 토크에 참가하며 방송 분량에 욕심을 내는 모습까지 보였다.

SBS ‘런닝맨’ 제주편에서 유재석과 팀을 이뤄 적극적으로 게임에 임했고, MBC ‘무한도전’ 하나마나 공연편에서도 길과 함께 ‘신길’이라는 팀을 이뤄 군부대 공연에서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가끔 예능에 나오면 수동적인 자세를 취하던 과거 모습과는 뭔가 달랐다..

면 황정음은 판타지가 없었다. 학비 마련이 버거운 서운대 학생으로 망가지는 캐릭터였다. 이런 현실적인 캐릭터는 곧바로 많은 작품에 출연해도 리스크가 별로 없다. 황정음이 밝고 귀여우며 상큼하면서 망가지는 이미지로 여성팬이 많았다면,세경은 정적이고 슬프며 아련한 느낌으로 많은 남성팬을 거느리고 있었다. 



신세경이 SBS 사극‘ 뿌리깊은 나무’를 통해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선보인다. 그의 작은 어깨에 겹으로 싸인 판타지를 훌훌 털어내 버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게다가 극중 중졸인 세경은 서울의대 출신 외과의사 지훈(최다니엘)과 아프고 힘든 짝사랑을 해왔는데, 결국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교통사고로 죽은 채 끝났다. 시청자의 판타지를 무너뜨린 이런 ‘새드 엔딩’은 시청자의 엄청난 저항에 부딪혔다. 김병욱 PD는 최근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제작발표회에서 ‘지붕킥’의 새드 엔딩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지붕킥’에서 유일하게 코믹함이 배제된 차분한 정극 연기를 펼쳐 이 시트콤이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는 반응이 나왔던 건 신세경의 연기 덕분이었다. 다시 말해 세경의 캐릭터 이미지에는 우울하고 음습한 이미지도 있어 이를 걷어낼 시간과 장치가 필요했다.

판타지가 많은 여성 스타는 연애와 스캔들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중 입장에서 보면 판타지와 현실이 오락가락하기 때문이다. 신세경은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종현과 불과 9개월만에 연인에서 친구 사이로 돌아왔다. 대중과 매체가 이들의 연애에 의외로 큰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도 그녀에게 내재한 과잉된 판타지 때문인지도 모른다.

시트콤에서조차 아프고 슬픈 사랑을 연기해야 했던 신세경은 이제 ‘뿌리깊은 나무’에서 세종대왕인 이도(한석규)의 훈민정음 창제 프로젝트에서 중요 역할을 하는 궁녀 조직의 핵심멤버 소이 역을 맡았다.

소이는 어린 시절 받은 충격으로 실어증에 걸렸다가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를 돕게 되면서 다시 말문이 트이게 된다. 이도의 고통과 절망, 두려움, 슬픔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한 나라의 주군으로서 이도가 얼마나 불쌍한 사람인지를 알게 되는 소이 역에는 실제 나이에 비해 조숙한 느낌이 나는 신세경에게 잘 어울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소이 역은 신세경의 실제 나이보다 대략 10살이나 많다.


8살 때인 1998년 서태지의 솔로 음반 재킷 모델로 시작한 신세경은 영화 ‘어린신부’ ‘뿌리깊은 나무’의 김영현 작가가 썼던 사극 ‘선덕여왕’ 등에서 아역 연기자로 활동했다. 중앙대 연극과를 휴학 중인 신세경은 목표가 영화감독이다. 왕가위 감독의 ‘타락천사’와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그녀에게’를 너무 좋아했던 신세경은 사랑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만들고 싶어 한다. 연기와 연출을 겸업하는 아티스트를 꿈꾸는 것 같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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