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48년 역사 무색…감동은 없었다
기획부터 콘텐츠까지 ‘졸작’에 가까웠다. 영화로 치자면 유머가 없고 개성은 부족하며, 반전이나 감동도 느끼기 어려웠다.

판에 박은 대사와 독창성 없는 스타일, 개연성 없는 전개에 긴장과 흥분은 애초부터 사라졌다. 팬들과 함께하는 축제라기보다는 손님을 불러놓고 주인만 어깨에 힘주는 ‘집안 잔치’나 다름없었다. 소중한 지상파 TV의 황금시간대를 할애해 전국적인 방송을 해야 하는지 이유를 납득키 어려웠다.

지난 1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2시간 30분여 진행되고, KBS2로 생중계된 제48회 대종상영화제 시상식은 대종상이 가진 48년의 역사와 권위를 무색케 했다. 최고의 스타를 불러다놓고도 그들의 ‘얼굴’밖에는 보여줄 것이 없었던 공영방송 KBS의 연출은 무기력하거나 무성의했다.

시상식은 시작 전부터 삐걱댔다. 행사 당일인 17일 오전 배포한 후보자(작) 보도자료에서 애초(12일) 발표된 남녀주조연상 후보 각 6명 중 류승범 심은경 류승룡 서영희 등 부문별로 1명씩을 뺀 명단을 다시 공개했다. 실수나 착오였다면 학예회에서나 나올 법한 ‘촌극’이다.

앞서 ‘써니’의 주인공 심은경은 자신이 여우주연상 후보에서 제외된 것과 관련해 “참석 못 한다고 하니 명단에서 빠졌다”고 트위터에 올려 논란이 됐다. 대종상 측은 후보자(작)는 5명(편)인 관례에 맞춰 동점자를 재심사해 1명을 탈락시켰다고 공식 해명했다.

시상식 무대에선 대종상영화제 조직ㆍ집행ㆍ명예조직위원장이 줄줄이 시상자로 나섰고, 협찬사인 한국토요타의 임원도 출연했다.

영화배우협회 이사장 자격으로 시상하러 나온 이덕화는 객석과 MC석을 향해 반말을 섞어가며 협회 가입을 독촉하고 회비 납부를 채근했다.

이쯤되면 ‘집안 잔치’를 자초한 꼴이다. 격이 안 맞고 명분도 없으며, 흥행성도 실종된 시상식 무대였다. 대종상영화제 공식 기자회견도 협찬사 매장에서 열었을 정도니 할말다했다.

수상의 기쁨과 축하의 마음이야 더없겠지만, 수상자의 경우엔 마치 영화 엔드 크레딧을 읽듯 판에 박은 소감이 여전했다. 



한 배우는 동료의 수상을 축하하러 왔다면서 결국은 개봉 예정인 자신의 신작을 홍보하고서야 무대에서 내려오는 볼썽사나운 모습도 있었다.

시상식에선 장훈 감독의 ‘고지전’이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기획상ㆍ촬영상ㆍ조명상 등 4개 부문을 휩쓸었다.



김한민 감독의 ‘최종병기 활’도 남우주연상(박해일)과 신인여우상(문채원)ㆍ영상기술상ㆍ음향기술상 등 4개 부문을 차지했다. 여우주연상은 ‘블라인드’의 김하늘, 신인남우상은 ‘고지전’의 이제훈에게 돌아갔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