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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숙인 결핵시설 슬그머니 개소 왜?
민원 무서워 의견청취 외면

남영동 인근 몰래 문열어


인근 주민 “2차전염 우려”

질병관리본부 업무추진 물의


질병관리본부가 서울 도심 한복판에 노숙인 결핵관리시설을 세우면서도 인근 지역주민 의견을 전혀 청취하지 않고 추진행 빈축을 사고 있다.

18일 보건복지부 및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노숙인 결핵관리시설인 ‘미소꿈터’의 개소식을 서울 모처에서 진행할 예정이지만, 인근 지역주민들의 민원이 발생할 것을 우려해 장소를 대외적으로 알리지 않기로 했다. 지역주민들이 미소꿈터를 혐오시설로 인식할 경우 설립이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내 뒷마당은 안 된다’는 님비(NIMBY: Not In My Back Yard) 현상 때문에 행정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전형적인 행정편의적인 사고로 이해된다.

질병본부는 서울 도심에 미소꿈터용 건물을 매입해 내부 시설을 갖추고 개소식을 진행하는 18일까지도 지역주민들에게 해당 시설에 대한 공지나 설명회를 갖지 않았다. 질병본부 관계자는 “장소가 공개될 경우 예상치 못한 민원이 생길 수 있다”며 “주택가 인근이 아니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것은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질병본부 측에서는 장소 비공개 원칙을 세웠지만, 미소꿈터가 설립된 지역은 지하철 1호선 서울역에서 멀지 않은 용산구 남영동 인근으로 파악된다. 이곳에 건물을 매입해 원룸식으로 꾸몄으며, 대한결핵협회가 대한성공회에 위탁해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이에 대해 질병본부 측에선 “서울역과 남영역 인근 지역에는 노숙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상가 등이 모여 있어 이 지역에 미소꿈터를 개소하게 됐다”며 인근에 노숙인들을 위한 진료시설도 있어 지역주민과 마찰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인근 지역주민에게 아무런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예단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소꿈터를 세우는 까닭이 다름 아닌 노숙자들의 결핵이 제때 치료되지 않으면서 전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질병본부 관계자는 “노숙자의 경우 일반인보다 결핵 발생 비율이 높으며, 제대로 치료되지 않으면서 남한테 옮길 수 있다”며, “통상 폐결핵의 경우 보름 정도 병원에서 치료하면 균이 외부로 나오지 않고 6개월 정도 건강관리를 잘해야 하지만, 노숙자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날 개소식에는 전병율 질병관리본부 본부장, 강명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 문영목 대한결핵협회 회장, 김근상 대한성공회 주교 등 사회 각계각층 인사들이 참석해 노숙인 결핵관리시설의 개소를 축하하고 일선 관계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박도제 기자/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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