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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상공계 ‘밀실추대’에 분노, 신 회장 조속한 불출마 선언 요구
내년 3월 초, 부산상공회의소 21대 회장 선거를 앞두고 신정택 현 회장이 합의추대를 위해 골프로비를 펼쳤다는 소식에 부산상공계가 공분하고 있다. 신 회장이 “선거과열을 핑계삼아 합의추대로 재선에 성공하더니 재미가 들린 것 아니냐”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합의추대 형식은 지난 2009년 3월 제20대 상의회장 선거가 과열양상을 보이자, 다른 후보자들이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준 것이 사실상 첫 사례일 뿐이다. 당시 세계경제가 급격히 위기 속으로 빠져들자 지나친 선거과열로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판단에서 당시 후보자들이 뜻을 모아 신 회장을 추대한 것이다.

합의추대 형식을 빌어 연임에 성공한 신 회장은 허남식 부산시장과 조성제ㆍ박순호 후보가 함께한 자리에서 “합의추대라는 아름다운 전통을 세우기 위해서라도 21대 회장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었다.

내년 3월 21대 회장선거에는 이미 3명의 후보가 출마의사를 표시한 상황이다. 조성제(63) BN그룹 회장, 김지(68) 동신유압 회장, 박순호(65) 세정그룹 회장 등이 이미 출마의사를 밝혔지만, 정작 신 회장은 선거과열이 우려된다며 출마선언을 미뤄오고 있다.

2009년 부산상의 회장 선거 때 출마했다가 신 회장을 합의 추대한 조 회장은 “이번만은 양보할 수 없다”며 “정정당당하게 선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동신유압의 김 회장도 지역 상공계와 원로들을 위해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부산상의 부회장과 감사 등을 두루 거쳐 60~70대 지역 기업인의 지지를 받고 있다.

세정의 박 회장도 후보로 꼽힌다. 인디안 브랜드로 회사 입지를 굳힌 만큼 지역사회를 위해 일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송규정 윈스틸 회장과 허용도 태웅 회장 등도 회장 출마가 가능한 인사로 거론되고 있다.

이처럼 상공계 인물들이 많음에도 신 회장 측의 ‘밀실 추대’ 움직임이 계속되자 상당수 지역 상공인들은 “신 회장이 조속히 불출마선언을 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등 갈수록 반발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한 때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던 한 상공위원은 “기업인은 약속과 신뢰를 가장 큰 덕목으로 삼아야 한다”며 “신회장이 지난 2009년 초 부산시장 등 앞에서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한 약속을 어기는 것은 상공인의 도리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상공계 한 중진인사는 “신 회장이 주변에서 추대해서 나온다고 핑계를 대는 것은 무책임한 행위로 지역 상공인들은 물론 시민들이 이를 묵과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신 회장이 나름대로 잘해왔는데 마무리를 잘해야 앞으로도 계속 존경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 회장의 3연임에 반대하는 일부 상공인들이 신 회장에게 강력한 경고성 메시지를 전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산 상공계 한 중진인사는 “신 회장이 3연임 추대를 강행할 경우 신 회장과 관련된 부동산 의혹 등 각종 개인 의혹을 공개적으로 문제삼을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최악의 경우 부산상의 회장 밀실 합의추대를 둘러싸고 폭로전으로까지 번지지 않을지 우려되고 있다.

<윤정희 기자 @cgnhee>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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