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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진선수 氣살리기…무한신뢰 ‘만수 리더십’
“선수들을 믿는다. 선수들의 타격감이 살아난데다 롯데전에 강했기 때문에 상대가 긴장할 것이다.”

막강 KIA를 침몰시키고 SK를 ‘가을야구’ 플레이오프로 끌어올린 초보 사령탑 이만수의 리더십은 노련하거나 복잡하지 않았다. 선수들에 대한 무한한 믿음과 코치진에 대한 신뢰가 그의 유일하면서도 든든한 밑천이었다.

포스트시즌이 생전 처음인 선수를 선발로 기용하는가 하면, 극히 부진한 선수에 대한 믿음의 끈도 놓지 않았다.

애초 4차전 선발로 낙점된 윤희상은 ‘비밀병기’ 역할을 톡톡히 해냈고,1차전 만루홈런을 맞은 엄정욱을 3차전에 다시 투입했다. 특히 3차전까지 12타수 무안타이던 최정을 4차전에도 3번에 중용,입이 딱 벌어지게 했다.

이 대행은 경기 전 “우리 팀 3번은 무조건 최정이다. 계속 믿고 맡기겠다”고 말했다. 물론 그 전에 최정의 엉덩이를 툭툭 치고 어깨를 다독이는 일은 잊지 않았다. 최정은 이날 2타점 결승 2루타를 포함해 3타수 2안타 1볼넷 4타점을 올렸다. 이 대행은 “아까 안아줬다”며 “주변에서 왜 계속 붙박이 3번으로 쓰냐고 말이 많았지만 나는 한 번 하면 끝까지 한다”고 변함없는 신뢰를 보였다.

이 같은 옹고집이 결국 플레이오프 진출이 유력했던 KIA의 날개를 꺾었다.

SK는 프로야구 사상 첫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도전장을 따냈다. 또 SK가 준플레이오프를 거쳐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은 KIA 조범현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03년 이후 8년 만이다.


이 대행은 아직 ‘대행’이다. 8월 중순 김성근 감독의 전격 사퇴 후 갑작스레 지휘봉을 잡았고 출발이 순탄치 않았다. 팬들은 반발했고, 이 대행에 대한 시선도 따가웠다. 연일 경기장에 이물질이 투척됐고 야유가 쏟아졌다. 초반 성적표가 3승 8패로 초라하자 구단 안팎에선 단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헐크 이만수’는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박수치고 쓰다듬고 보듬으며 팀을 포스트시즌 진출에 이어 준플레이오프 승리로 이끌면서 지도자의 자질을 입증했다.

이 대행은 “야구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고, 감독은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모두 발휘하도록 도와주는 사람일 뿐이다. 선수들을 믿어야 하고,내 믿음에 보답해줘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16일부터 열리는 플레이오프 롯데전에 대해서는 “롯데가 많이 긴장할 것”이라며 헐크 본색을 감추지 않았다.

심형준 기자/cerj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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