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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시계제로…올릴 명분 없다”
기준금리 4개월째 동결 의미와 전망
유럽 재정위기 날로 확산

‘버팀목’ 중국마저 감속성장

한국 내년 성장률 직격탄

연내엔 동결기조 유지 유력



금리 인상의 논거는 희미해졌고 묶어둘 수밖에 없을 만큼 외부 사정은 더욱 나빠졌다. 시장도 10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8~9월보다도 한층 더 금리 동결을 확신하는 분위기였다. 금리 인상 필요성을 뒷받침했던 물가와 가계부채 문제가 최근 들어서는 다소 잠잠해졌다. 대신 유럽 재정위기ㆍ선진국 경기둔화와 같은 외부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성장률 둔화도 가시화되고 있다. 연내 금리인상도 물건너간 분위기다.

글로벌 재정 위기의 실물경제 전이가 확산되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현 3.25%의 기준금리를 유지키로 결정했다. 지난 6월 이후 4개월째 동결이다.

그리스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우려는 여전하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신용 강등 국가 대열에 합류하는 등 유럽 재정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 경기도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그나마 버팀목이 됐던 중국마저 감속 성장에 들어갔다. 이에 수출 둔화도 가시화되고 있다. 당장 8월 들어 4억달러 흑자로 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데 이어 4분기에는 적자 우려마저 나온다. 이는 곧 우리 경제의 성장률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선진국의 경기 둔화로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도 3%대에 머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은행은 경제성장률이 2%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고 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최근 국정감사에서 성장률이 “한은 전망치인 4.3%보다 낮아져 4%를 조금 넘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오전 서울 소공동 한국은행 본점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했다. 이날 금통위는 현 3.25%의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통화정책방향을 결정했다. 
정희조기자 checho@heraldcorp.com

반면 폭등하던 물가 상승세는 정점을 지났다는 평가다. 지난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4.3%로 8월 5.3%에 비해 진정됐다. 가계부채 증가세도 둔화됐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6000억원 증가하며 8개월 만에 오름폭이 가장 낮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그간 논란 속에 기준금리 동결을 유지했던 금통위의 4개월째 기조 유지 선택은 당연해 보인다.

이재승 KT투자증권 연구원은 “외부 불안요인이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 상승 압력은 정점을 지나고 있어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명분을 찾기가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금리 전망도 변하고 있다. 당초 4분기 이후 한 번쯤은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대외 불안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내년에 금리를 오히려 내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우리와 마찬가지로 고물가와 세계 경제 악화라는 대립된 문제에 처한 브라질과 같은 신흥국가들이 벌써부터 금리 인하에 나서기도 했다. 적어도 연말까지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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