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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년 인연의 설전...이국철 신재민 동시소환, 대질신문
10년 호형호제의 인연이 한순간 악연이 됐다. 동생이 던진 창은 날카로움을 더해가고 있고, 형은 이를 온몸으로 막아내야할 처지가 됐다.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국철 SLS그룹회장과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13일 한시간의 시차를 두고 동시에 검찰에 출석한다.

이들은 10년 전부터 돈독한 친분을 이어 온 관계. 그러나 ‘검은 돈’이 오고 간 의혹에 휩싸인 탓에 이들의 우정은 녹록치 않은 검찰 조사실에서 설전(舌戰)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이 회장이 연일 언론에 정권 실세를 상대로 한 로비를 폭로하면서도 신 전 차관을 ‘재민이형’이라 부르며 금품 제공의 대가성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그의 이런 보폭이 이날 신 전 차관과의 대질조사에서도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아울러 코너에 몰린 신 전 차관의 대응법도 관심거리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 3부(부장검사 심재돈)는 앞선 소환조사 등에서 두 사람의 진술이 엇갈리는 만큼 둘의 대질신문을 통해 어느 쪽의 주장이 더 신빙성 있는지 따져보고 있다.

신 전 차관과 이 회장의 지금까지의 진술 가운데 일치하는 부분은 ‘대가성은 없었다’는 것 뿐이다. 이 회장은 10여년 간 현금과 법인카드, 상품권 등 10억원대의 금품을 신 전 차관에게 제공했다고 주장했지만 신 전 차관은 간혹 상품권 등을 받은 적은 있지만 장기간 거액을 받은 사실은 없다고 앞선 검찰 소환조사에서 진술했다. 검찰은 이 회장이 앞서 제출한 법인카드 사용내역 등을 토대로 금품 제공의 사실관계를 따지는 한편 대가성 여부 역시 조사할 방침이다.

이 회장이 추가 폭로한 검찰 로비 부분은, 돈을 줬다는 이 회장과 이 돈을 받았다는 사업가 김모 씨, 그리고 이 둘을 조사한 검찰까지 모두 말이 달라 치밀한 조사가 요구된다.

앞서 이 회장은 2009년 창원지검 수사 당시 검찰 사정에 정통하다는 김씨를 신 전 차관으로부터 소개 받고 수표로 1억원을 김씨에게 줘 검사장급 검찰 고위 인사에게 구명로비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씨는 신 전 차관의 소개로 이 회장을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검찰에 돈을 전달했다는 부분은 강력히 부인했다. 또한 지난 11일 검찰 조사에서도 “이 회장으로부터 받은 1억원은 자신의 사업자금이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 회장의 주장을 조사한 결과 “이 회장 본인계좌에서 김씨 회사의 법인계좌로 1억5000만원이 송금됐고 열흘 뒤 다시 5000만원짜리 수표가 김씨에게 입금된 사실이 드러났다”며 1억원짜리 수표를 김씨에게 직접 줬다는 이 회장의 폭로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회장의 말이 조사실 안과 밖이 달라 신빙성을 의심하면서도 해당 계좌와 수표 추적을 통해 돈의 출처와 흐름을 면밀히 살펴 보고 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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