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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표현력의 POE냐, 연주력의 톡식이냐, 혼미해진 ‘탑밴드’우승자
KBS ‘탑밴드’ 최종 승자는 오는 15일 POE와 톡식, 공교롭게도 2인조 밴드끼리 가리게 됐다. 많은 사람들이 게이트플라워즈와 톡식이 결승에 오를 줄 알았다.

톡식은 실력을 갖춘 아이돌 밴드가 돼가면서 팬층이 더욱 넓어지고 있다. 반면 게이트 플라워즈는 호불호가 분명하다. 하지만 POE가 ‘불편한 진실’을 부른 게이트플라워즈를 누르고 결승에 올라 우승자 예상이 더 혼미해졌다.

게이트플라워즈 팬들은 톡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정통 록을 구사하는 팀을 선호하는 팬은 변화구를 사용하는 팀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과 같다. 그래서인지 게이트플라워즈 팬들은 오히려 POE를 응원하는 경우까지 생겼다.

헤비메탈그룹이 모두 탈락함으로써 결승 무대는 가벼워졌다. 주최측이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양상이 전개된 것이다. 그래도 록밴드 하면 보컬과 기타, 베이스 기타, 드럼, 키보드 정도는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결승 진출팀이 둘 다 2인조 밴드라니 밴드의 연주보다 보컬에 더 힘이 실린 게 아니냐는 말들을 하고 있다.

우승자는 자작곡 1곡과 ‘탑밴드’에서 선보인 노래 중 가장 반응이 좋았던 한 곡을 택해 부르는 것으로 가린다. 준결승을 앞두고 베이시스트 키뮤가 갑자기 탈퇴해 졸지에 2인조 밴드가 된 POE는 자작곡들이 뛰어나다는 점이 어느 정도 강점이다.. 4강전에서 자작곡 ‘Paper Cup’을 선택한 POE는 보컬인 물렁곈이 멤버 이탈에도 흔들리지 않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뿜어내며 높은 완성도를 보여줘 게이트플라워즈를 누를 수 있었다

톡식은 2인임에도 웅장한 연주를 펼치고 자신의 것으로 소화해내는 힘이 있는 반면 자작곡이 베일에 싸여있다. 벌써부터 국내 대형기획사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톡식은 2인조 밴드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한 사운드를 뽑아내 천재 밴드로 칭찬을 받지만 자작곡에서도 보컬과 연주의 완벽한 조화를 기대하기에는 미흡한 면도 없지는 않았다.

톡식은 4강전에서 자작곡 ‘Into the night’을 선곡해 ‘디스코 리듬에 펑크적인 느낌을 녹여내’(김종서의 심사평) 호평을 받았다. 송홍섭도 “점수 이것밖에 못 드린다”고 해놓고 93점을 줘 ‘소금홍섭’이 ‘설탕홍섭’이 됐다

그러니까 곡 선정과 이를 표현하는 방식은 POE가 유리하고, 연주의 힘은 톡식이 유리하다. 하지만 결승에서는 연주력만을 보지 않는다. 음악과 가사를 표현하는 방법과 창의력이 더 중요하다. 


어쨌든 ‘탑밴드’ 우승은 2인조 밴드에게 돌아가게 됐다. 덕분에 우승 멤버 모두에게 돌아가는 3D 홈시어터 TV가 2대로 줄어들었지만 아쉬움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다. 오래간만에 결승에서 산울림과 넥스트의 특별 공연이 함께 열려 분위기를 띄운다 하니 조금 위안은 될 것 같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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