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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미술 이끌 ‘뉴 제너레이션’을 본다.. ‘햇빛 쏟아지던 날들’展
격동의 중국 현대사 속의 기억과 흔적을 통해 삶의 열망을 노래하는 미술가들의 작품이 한데 모였다. 갤러리현대(대표 도형태)는 서울 신사동 강남점에서 중국 현대미술의 미래를 주도할 새 세대를 소개하는 그룹전 ‘햇빛 쏟아지던 날들(In the heat of the sun)’을 개최한다.

‘햇빛 쏟아지던 날들’이란 이제는 흘러가버린 중국의 찬란했던 근현대를 가리킨다. 작가들은 그 시대를 어루만짐으로써 ‘흔적으로서의 기억’을 노래한다. 전시에는 1970년대 이후 태어난 ‘70년 이후 세대(Post 70’s Chinese Artists)’라 불리는 중국작가 8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중국의 급격한 정치, 경제, 사회적 격변기에 유년을 보낸 세대들로, 과거 햇빛 쏟아지던 날들이 무의식적으로 남긴 흔적을 저마다의 방식으로 시각화했다.

작가들은 중국현대사에 대해 직접적으로 발설하진 않는다. 그러나 어렴풋한 잔상들이 모두의 기저에 차분히 깔려 있다. 유년기 경험과 집단의 기억을 현재로 소환해내 새로운 작품을 만든 것. 


첸 웨이(Chen Wei,31)는 섬세한 미장센과 몽환적 연출, 수수께끼 같은 내러티브로 연극적 면모를 살린 연출사진을 내놓았다. 소품과 의상, 구도까지 한점 흐트러짐없이 계산된 그의 사진에는 어둡고 파괴된 기억들이 묵직하게 담겼다.
리 칭(Li Qing,30)은 두 폭의 캔버스를 나란히 병치시켜 유년시절을 지배했던 대치된 이념들의 융합과 변화를 꾀했다. 젊은 작가 슈 젠(Xu Zhen)을 중심으로 결성된 창작그룹 메이드인(MadeIn)은 개방 이후 중국사회를 강타한 자본주의의 무차별적 확산을 다양한 매체를 통해 다루고 있다. 


투 홍타오(Tu Hongtao, 35) 또한 현재의 시간을 서술적인 내러티브로 풀어냄으로써 심리적 불안과 혼란을 표현했다. 인간들이 켜켜이 중첩된 작품은 급격한 개혁개방이 초래한 혼란과 공포를 은유한다. 반면에 우 쥔용 (Wu Junyong,33)은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코믹하게 풍자한다. 권력을 상징하는 꼬깔모자를 쓴 인물들은 정치사회적 혼란을 야기한 주역들이다.
양 마오웬 (Yang Mauyuan, 45)은 동물 머리와 비너스 머리를 단 알록달록한 도자기를 출품했다. 동양의 전통도기 제작방식으로 서양미의 심볼인 ‘비너스’와 신화 속 동물인 ‘유니콘’, 인간과 가장 가까운 ‘소’를 덧대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을 잇고 있다. 


갤러리현대 전시기획팀의 강소정 씨는 "이번 ’햇빛 쏟아지던 날들’전은 중국의 대혼란기에 유년기를 보낸 젊은 작가의 작업을 통해 망각된 기억이 회상에 의해 소환돼 새로운 각성과 깨달음을 가져다주는 현상을 새롭게 조명한 전시"라고 밝혔다. 전시는 11월10일까지. 02)2287-3500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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