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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람> “뱅글·라시드 같은 디자이너가 꿈”
한국인 첫 런던 디자인전 최우수상 김기현 씨
독창적 ‘1.3 Chair’로 블루프린트 수상

독일 기업과 제품화 개발과정 진행 중





“전시를 시작하기 직전까지도 후보에 올랐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큰 상을 받았다니 디자인 선진국들 사이에서 한국 디자인의 경쟁력과 디자인문화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지난달 영국 런던에서 열린 ‘100% 디자인 런던’에서 최우수 소재 부문을 수상한 디자이너 김기현(31·사진)씨는 아직도 수상의 기쁨이 가시지 않은 듯 했다. 그는 “수상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고생한 아내가 생각났다”며 “경상도 남자라 표현을 잘 못했는데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100% 디자인 런던은 젊은 디자이너를 발굴하는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의 본 행사로 유럽에서는 산업 디자이너 등용문으로도 평가 받고 있다. 해외 유망 디자이너 모두가 노린다는 바로 이 디자인전에서 김 씨는 한국인 최초로 최우수 소재상인 블루프린트 어워드를 받았다. 크리스 뱅글이나 카림 라시드처럼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평소 그의 포부를 향해 신호탄을 울린 셈이다. 


김 씨가 디자인에 눈을 뜬 것은 유년시절부터다. 부산에서 건설 시공업체를 운영하던 아버지 밑에서 건물 청사진이나 건설 과정을 지켜보며 디자인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했다. 김 씨는 “어린 나이에 벌써 디자인이 기술의 가치를 다르게 만들 정도로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해 디자이너가 되기로 결심했다”고 했다.

이에 그는 성장기를 줄곧 디자인과 함께 보내며 2년 전부터 런던에 유학을 와 영국 왕립 예술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인턴 디자이너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차 이번 100% 디자인 런던에 작품을 출품하게 됐다. 그가 영감을 받은 것은 영국산 폭격기 ‘DH. 98 Mosquito’였다. 가구 공장에서 생산되던 이 폭격기는 세계 2차 대전 당시 가장 빠른 폭격기로 별명이 ‘The Wooden Wonder’였다. 바로 모든 에어프레임에 발사나무와 합판을 사용했기 때문.

김 씨 또한 이 발사나무를 떠올렸고 이를 활용해 친환경적이고 사용자가 친숙하게 쓸 수 있는 디자인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작품이 바로 ‘1.3 Chair’다. 이는 가볍고 가공이 쉽다는 장점을 살리고 무르다는 약점을 압축성형이라는 발상 전환으로 탄생했다. 그 결과 무게 1.28㎏의 초경량 의자가 탄생했다.

100% 디자인 런던 심사단에서는 바로 이 같은 창의력에 높은 점수를 줬고 김 씨는 최우수 소재 부문 수상을 거머줬다. 현재 이 1.3 Chair는 독일의 한 기업과 제품화를 위한 개발과정 중에 있다. 이처럼 김 씨는 자신을 제품 디자이너라고 소개했다. “앞으로 사용자에게 기억에 남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에 더욱 매진할 겁니다.”

글로벌 디자이너를 향한 그의 꿈은 한창 무르익고 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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