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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트라 간부회의에서 49년 만에 넥타이가 사라진 이유
지난달 16일 코트라 간부회의실에 자리한 홍석우 사장과 주요간부들은 여느 때와 같이 주요 현안을 논의하고 일정을 체크했다. 하지만 딱 한 가지 달라진 점이 있다면 홍 사장을 비롯해 모든 간부들이 ‘노타이’ 차림이었다는 것. 가을 문턱을 이미 넘어선 계절이라 ‘쿨비즈’로 차려입기에도 지난 시점에 그것도 간부회의와 같은 공식적 자리에서 사장 이하 간부들이 넥타이를 갖추지 않는 것은 코트라 설립 49년 만에 처음이었다.

정부투자기관에서 이같은 ‘파격’이 나온 것은 이달초 코트라 노사협의회에서 조직문화을 개선하고자 ‘연중 복장 간소화’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이에 코트라는 기존에 캐주얼데이로 정해진 금요일만 넥타이를 매지 않는 관행에서 나아가 1년 내내 넥타이를 착용하지 않기로 했다.

홍석우 사장은 “창의적이고 개방적인 사고를 하자며 단순히 사내 게시판에 한차례 띄우는 걸로는 부족하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유도하려면 더욱 과감하고 지속적인 간소화가 필요하다”며 “외부 전문가에 의뢰해 코트라에 맞는 모범적인 간소화 복장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 이를 민간기업에도 확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홍 사장의 간소화 행정은 연중 노타이로만 그치지 않았다. 그는 금요일에 시행하던 캐주얼데이를 ‘컬러데이’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금요일에는 보다 화려하고 개성 있게 레드, 블루 계열의 강한 원색 차림으로 출근하자는 것이다.

홍 사장은 “코트라 사장 취임 전 있었던 컨설팅사에선 특정일날 R&B(Red & Blue) Day가 있었는데 내가 원색적인 옷을 입는데 가장 앞장섰다, 보다 창의적인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Wag the dog(꼬리가 몸통을 흔들듯)처럼 복장이 생각을 바꾸는 문화를 확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홍 사장이 원색을 제안할 정도로 창의를 강조하는 것은 코트라를 직원들이 마음껏 아이디어를 펼칠 수 있는 조직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지난 11일 코트라 경영방향에 대해 발표한 홍 사장은 “아름다운 코트라를 만들기 위해 직원들이 창의력을 발휘할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코트라 내부에서도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처음엔 다소 눈치를 보다가 최근 들어 컬러데이가 되면 파란색, 핑크색 셔츠 차림으로 출근하는 임직원들이 늘기 시작했다. 다만 외부 행사나 의전에 대비해 넥타이는 개인 사물함에 보관해 두기 시작했다.

또 예전처럼 격식을 먼저 따지기 보다는 실질적인 업무에 더욱 몰두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평가다. 김종춘 홍보실장은 “무엇보다 간부들과 사원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눈에 띄게 활발해졌다는 점이 가장 달라진 점”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코트라는 이달부터 직원들의 컬러데이 복장을 사진으로 찍어 로비에 전시하고 인기 투표도 진행하고 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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