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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羅, 정치내공만큼 야무진 언변…朴, 소탈하면서 간결한 응수
TV 맞짱토론 관전평
“자신의 무기로 상대방을 제압하라.”

10ㆍ26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나설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와 박원순 무소속 후보는 10일 관훈클럽 토론회와 SBS 토론회에 연달아 참석해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두 후보는 각자 자신만의 스타일을 주무기로 상대방을 공격하고 또 응수해 보는 이들의 눈길을 끌었다.

나 후보의 최대 무기는 야무진 언변이었다. 판사 출신으로 재선 의원이자 당 최고위원인 나 후보는 화려한 정치경력만큼 똑부러지게 토론에 임했다. 그는 적재적소에 액센트를 넣고 손 동작까지 적절하게 가미하는 등 베테랑다운 모습을 보였다. 시선 처리에서부터 의상 스타일까지 ‘완벽하다’는 경탄어가 어색하지 않을 정도였다.

반면 박 후보는 차분한 면을 자신의 무기로 삼았다. 그는 시민운동가 출신답게 소탈하면서도 간결한 대답으로 나 후보에 응수했다. 이날 박 후보는 아직 정치 토론에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시선 처리가 미흡했고 말투에서도 사투리 억양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그는 본게임에서 나 후보에게 한 걸음도 밀리지 않았다.

TV 토론 중 나 후보가 “(2002년 이후 시민단체) 지위를 겸직한 적이 없다고 말했는데,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의장을 맡았다”고 묻자 박 후보는 “근거도 없이 말하는 것은 시민이 싫어할 구태정치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나라고 말하고 싶은 게 없겠느냐”고 강하게 반박하는 상황도 연출됐다.

이에 나 후보는 “그렇게 말을 하면 되는데, 나는 그 부분을 말해달라고 했던 것”이라고 받아넘겼다.

두 사람의 어투에서도 각자의 경향이 두드러졌다. 나 후보는 “~라는 말씀을 드립니다”라는 표현을 써서 똑부러진 이미지를 보탰고, 박 후보는 “~라고 생각하고요, ~했고요”라는 말투로 말이 길어지는 것을 피했다.

메모하는 모습에서 나 후보는 필요할 때만 메모를 한 반면, 박 후보는 메모할 상황이 아님에도 틈날 때마다 메모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후보는 과거 모 다이어리 회사의 표지모델을 할 만큼 메모광이라는 후문이다.

하지만 이날 토론에서 날선 공방만 있었던 것 아니다. 서로의 장단점을 말하는 시간에서 박 후보는 “나 후보는 너무 아름답고 똑똑하다. 나는 말이 어눌한데 아나운서처럼 말을 잘하고, 단점은 잘 모른다”고 분위기를 누그러뜨렸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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