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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영란 선임기자의 art&아트> 조선으로의 시간여행…설레는 가을
리움·간송미술관 보물급 회화 특별전
13일부터 조선화원대전

첨단 디지털 장비 설치

행차도 속 인물까지 음미


16일부터 풍속 인물화대전

혜원 등 52명 화가 한자리

당시 풍류문화 정취 감상





조선시대는 우리나라 역사상 회화가 가장 발달한 시대였다. 일단 수적으로 많은 작품이 남아 있을 뿐 아니라, 그 수준도 뛰어났다. 장르 또한 다양했다. 찬란하면서도 운치 넘치는 조선 회화의 정수를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서울 두 곳에서 동시에 열린다. 여간해선 접하기 힘든 국보ㆍ보물급 회화를 한데 모은 두 특별전을 찾아가봤다.

▶세상을 바꾼 화원의 붓, 조선화원대전=삼성미술관 리움은 개관 7주년 기념으로 조선시대 화원(畵員)들의 작품을 한데 모은 ‘조선화원대전’을 13일부터 내년 1월 29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리움이 오랜만에 야심적으로 펼치는 고미술전시로, 조선시대 회화사에서 문인화와 함께 양대산맥을 이뤘던 화원들의 그림을 입체적으로 조명한 자리다.

화사(畵師), 화사(畵士), 화공(畵工)으로도 불렸던 화원은 엄정한 실력 테스트를 거쳐 도화서에 소속돼 국가의 다양한 그림 프로젝트(?)를 수행한 프로 화가다. 임금의 행차도라든가 어진, 국가 행사를 그리는 가장 존귀한 작업에서부터 궁중장식용 ‘일월오악도’ ‘십장생도’, 지도, 불화, 심지어 궁중책자에 삽화를 그려넣는 일러스트레이터까지 화원들은 다방면에 걸쳐 활약했다. 게다가 실력이 출중한 화원은 사가(私家)의 주문을 받아 산수나 초상화도 많이 그렸다.

그러나 화원들의 그림은 그동안 문인화에 비해 격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평가돼왔다. 하지만 선비화가들은 거꾸로 화원들의 빼어난 그림 솜씨에 탄복한 나머지 이를 애호한 예가 적지 않다.

그뿐인가. 김득신 등이 그린 ‘화성능행도’(보물 1430호, 1795년), 이인문의 ‘강산무진도’(18세기 후반), 김홍도의 ‘군선도’(국보 139호, 1776년), 작가 미상의 ‘동가반차도’(19세기 후반) 등은 엄청난 스케일과 짜임새 있는 구도, 완벽한 표현력이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장승업의 ‘영모도 대련’, 변상벽의 ‘묘작도’(고양이 그림) 또한 그 뛰어난 묘사력이 가히 압권이다.

전시는 김홍도, 김득신, 이명기, 이인, 장승업 등의 국보 및 보물급 회화를 포함해 110점이 출품됐다. 가장 속된 그림인 ‘춘화’에서부터 문인들의 전유물로만 꼽혔던 ‘관념산수’까지 다방면에 걸쳐 작업한 화원들의 예술세계가 망라된다.

리움 측은 가로 9.96m에 이르는 ‘동가반차도’와 정조의 화성행차를 그린 ‘환어행렬도’의 경우 세부까지 꼼꼼히 음미할 수 있도록 첨단 디지털 장비를 설치했다. 이에 따라 관람객들은 손톱보다 작게 그려진 각 인물의 표정과 자세가 그토록 다양하고 생생함에 놀라게 된다. 임금의 행차임에도 딴 곳을 바라보거나 조는 군사들이 있는가 하면, 동가반차도에는 이미 태극기가 등장함을 확인할 수 있다.

 
기생을 말에 태우고 봄나들이 떠나는 양반자제들을 생생하게 그린 신윤복의 ‘연소답청’. 당시 세도가들의 풍속이 고스란히 담겼다.                                                       [사진제공=간송미술관]

정조의 화성행차를 그린 김득신의 ‘환어행렬도’.                                            [사진제공=Leeum]

전시를 기획한 리움의 조지윤 큐레이터는 “학자 간에 ‘조선회화는 (화원이었던) 김홍도가 절반’이라는 평이 나올 정도로 화원들의 활약은 실로 대단했다. ‘풍속화’ 같은 새로운 장르를 창안해 발전시킨 것도 화원”이라며 “이번 전시로 최고의 예술가 집단이었던 화원들의 예술혼과 업적을 음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02)2014-6900

▶민중 곁으로 다가간 조선 화가들의 해학과 여유, ‘풍속 인물화대전’=일년 내내 꼭꼭 문을 닫아걸다가 봄, 가을 보름씩만 그 ‘골갱이’를 선보이는 성북동의 간송미술관이 가을정기전으로 조선시대 풍속화와 인물화의 변천을 살펴보는 전시를 16~30일 연다. 전시에는 안견에서부터 이당 김은호에 이르기까지 조선 왕조가 배출한 52명의 화가가 그린 인물풍속화 100여점이 나온다.

전시를 통해 중국과는 전혀 다른 우리만의 그림을 그리는 데 앞장섰던 겸재 정선이 풍속화에서도 뛰어난 역량을 지녔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 관아재 조영석 등은 풍속화풍의 기틀을 닦았다.

이 같은 사대부 화가들에 의해 시작된 풍속화는 단원 김홍도, 긍재 김득신, 혜원 신윤복 등 화원들에 이르러 그 절정에 이르렀다. 전시에는 단원의 걸작 ‘마상청앵(馬上聽鶯)’ 등 이들의 대표작이 다수 포함됐다. 또 인물풍속화에 남다른 기량을 보였던 신윤복의 춘의화 ‘춘색만원’ ‘소년전홍’ ‘연소답청’도 나온다. 당시 양반 자제들의 풍류문화를 노골적으로 묘사한 그림은 야릇하나 기품이 있다. 혜원의 저 유명한 ‘미인도’도 내걸려 관심을 모은다. 무료 관람. (02)762-0442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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