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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효주 "소지섭과의 사랑 죽기전엔 꼭 한번"
순애보를 믿는 서른 네살 남자 소지섭과 사랑은 현실이라고 생각하는 스물 네살 여배우 한효주가 만나 멜로영화를 찍었다. 

제 16회 부산국제영화제 첫날의 가을밤을 애잔한 공기로 감싼 개막작 ‘오직 그대만’(감독 송일곤)이다. 두 주인공을 개막 이튿날인 7일 해운대의 한 호텔서 차례로 만났다. ‘오직 그대만’은 시력을 잃어가는 연인을 지켜주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건 한 남자와 그 남자를 기다리는 한 여인의 이야기를 그렸다. 

소지섭은 은퇴한 복싱선수로 한때 어둠의 세계에 빠져들었으나 새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남자 장철민을 연기했다. 장철민은 주차관리요원으로 일하던 중 우연히 시각 장애 여인 정화(한효주)를 알게 되고, 두 남녀는 차츰 서로에게 마음의 문을 열어간다. 철민은 연인에게 세상의 빛을 되찾아주고, 둘만의 행복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이종격투기 선수로 나서 죽음의 링 위에 선다.

소지섭은 “영화 속에서처럼 순수하고 무한한 사랑을 믿는다”며 “사랑은 아름다운 단어지만 늘 고통과 배려와 희생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그 말끝에 “마흔 전에는 결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배우 소지섭과 한효주가 6일 오후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부산=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카메라 밖의 실제 모습이나 여성에게 연애상대로서의 자신에 대해선 “농담을 해도 상대는 진담처럼 받아들이는 타입”이라며 “여성을 만나면 해줄 수 있는 게 별로 없어 최대한 노력을 하는 데도 일할 때는 거의 못 만난다”고 말했다. 소지섭은 ‘영화는 영화다’로 배우로서 재발견되고, 한류스타로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요즘 연기 슬럼프인것 같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연기란 배우들이 자신이 보고 듣고 느끼고 경험하며 자기 안에 쌓아놓은 것들을 끄집어내는 작업인데 요새는 꺼내 놓기만 하고 빈 자리를 채우지 못하는 것 같다”며 “바닥이 보이는 느낌이라 다작을 해야할지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야 할지 생각이 갈팡질팡한다”고 말했다. 

영화배우 한효주가 7일 오후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영화 `오직 그대만` 에 대해 본지와 인터뷰를 가지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열살 연하로 소지섭과 연인 연기를 펼친 한효주는 “영화와 같은 사랑은 죽기 전에 한번쯤은 해보면 좋겠지만 현실에선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쪽”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신경을 곤두세웠던 것은 시각 장애 연기다. 

“보이는 데 보이지 않는 척하는 일도 힘들었고 과장하면 가식같고, 모자라면 가짜같은 연기가 될까봐 매 촬영마다 끊임없이 고민했다”고 밝혔다. 한효주는 이번 작품을 위해 촬영 전 시각 장애 여성과 쇼핑 같은 일상들을 함께하며 감각을 익혔다. 소지섭은 복서출신 격투기선수역할을 위해 한달간 훈련을 했으며 대역없이 액션연기를 했다.

사랑에 대한 생각은 달랐지만 소지섭과 한효주는 입을 모아 “정통 멜로에 끌려 출연하게 됐다”며 “요즘에는 없는 클래식하고 아날로그적인 첫사랑의 떨림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첫 선을 보인 ‘오직 그대만’은 오는 20일 개봉한다.

부산=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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