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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너귀환 앞둔 삼성 초긴장모드
이건희 회장 해외출장중

美코닝사·日소니 등 방문

‘우군’챙기기로 敵 견제나서



연말인사 앞두고 인적쇄신

위기돌파 특단책 주문 예고

전열 재정비 드라이브 촉각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장기 해외출장 중임에도 삼성이 분주하다. 오너(이 회장)가 집(본사)을 비웠을 때 비교적 차분했던 예전과는 다르다. 애플과의 특허소송과 글로벌 IT기업 간 합종연횡 소용돌이 속에서 삼성전자가 복잡하게 돌아가면서 삼성 내부는 하루도 쉴 틈 없는 긴장의 연속이다.

하지만 이는 ‘낮은 수위’의 긴장일 뿐이다. 보름 이상의 해외 일정을 마친 이 회장이 귀국하면 삼성은 경영 전분야에서 적지 않은 태풍이 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회장의 이번 해외행은 어느 때보다 ‘새로운 전진을 위한 경영구상’ 분위기가 강하게 읽힌다.

지난달 27일 출국한 이 회장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뉴욕을 잇달아 방문하면서 사업구상도 하고 지인도 만나는 일정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일본 도쿄를 거쳐 10월 중순께 귀국하기까지는 ‘만남’에 주력할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는 이 회장이 미국 코닝 사를 이번 출장 방문지로 선택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코닝은 삼성전자와 40년 가까이 끈끈한 유대관계를 갖고 있는 첨단 소재 산업의 선도적 기업이다. 코닝은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 때부터 협력관계를 맺어온 곳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친밀감이 남다른 제임스 호튼 코닝 명예회장과 만나 위기 극복 경영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합종연횡 전쟁 상황과 맞물려 우군은 확실히 챙기겠다는 행보라고 재계는 풀이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일본 방문 시에 소니 등과 그동안 굳건했던 파트너십을 재확인할 가능성도 커보인다. 따라서 이 회장의 미국, 일본 출장은 ‘아군’을 더 협력관계로 끌어들이는 작업으로 요약된다는 것이다.

우호 세력과의 스킨십 강화는 거꾸로 해석하면 적(敵)들에 대한 ‘견제구’를 다듬는 것과 다름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IT업계 쪽에 반(反)애플 전선을 집중 구축하는 것처럼 삼성 전 사업 분야에서 아군과 적군을 명확히 구분하고, 적군에게는 고강도의 공세를 취하는 전략을 펼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 해외 법인의 기강을 점검함으로써 귀국 후 인적 쇄신 등 고강도의 경영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도 농후하다. 연말 인사 시기와 폭을 두고 이 회장은 “아직 시간이 있다”고 말했지만, 최근 계열사 비리와 기강 해이 앞에서 진노한 이 회장이고 보면 세대교체와 놀랄 만한 발탁 인사가 예고된다는 분석이 팽배하다.

글로벌 경제위기 앞에서의 ‘비상 경영’ 색깔도 주목할 포인트다. “당분간 세계 경제가 어렵지 않겠는가”라고 말한 것에선 뭔가 특단의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의중이 녹아 있어 보인다.

특히 일부 주요 그룹이 심각한 신성장동력 정체 현상에 직면하면서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는 가운데 삼성만 평소의 경영을 추구할 수 없다는 점은 조기 위기 경영 시스템 가동에 힘을 실어주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없는 동안에도 글로벌 특허 전쟁 등이 정신없이 벌어지고 있는데, 귀국 후엔 삼성 경영 등 내부 변화가 뒤따르면서 직원들은 숨죽이며 주시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상 기자/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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