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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인적인 고춧가루 가격 …김장철 서민들 불만 폭발직전
서울 독산동에 사는 김무열씨(60ㆍ남)는 얼마 전 김장용 고추를 사러 경북 상주에 갔다가 빈손으로 올라왔다. 작년까지만 해도 1근(600그램)에 9000원대였던 고추가 2만원을 준다 해도 살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몇 십년만에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9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3% 올라 8월(5.3%)보다 상승세가 다소 누그러졌다. 올들어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로 1월 4.1%, 2월 4.5%를 기록한 뒤 3월 4.7%로 정점을 찍고 4월 4.2%, 5월 4.1%로 낮아지다가 6월 4.4%, 7월 4.7%, 5.3%로 급격히 높아졌었다.

▶서민들 꼭 필요한 품목들 급등=수치로만 보면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꺾인 건 사실이지만 계절적으로 서민들이 꼭 필요한 품목들의 물가는 여전히 살인적이다. 서민들이 물가 상승세가 주춤해졌다는 걸 느끼는 못하는 건 당연하다.

품목별로 보면 김장철을 앞두고 고춧가루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92.6% 올랐고, 돼지고기(23.8%), 갈치(18.2%), 달걀(16.9%), 쌀 (13.8%) 등이 대폭 올랐다.

공업제품 중에서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금값이 폭등하면서 금반지 값이 전년 동월 대비 36.2%나 올라 소비자물가 상승세를 견인했다. 또 국제유가 급등세가 진정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휘발유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4.6% 올랐고 경유도 16.4%, 겨울철 난방용인 등유도 23.9%나 상승했다.

또 도시가스 요금이 전년 동월 대비 4.6% 올랐으며 시내버스 요금이 5.6%, 치과진료비가 4.7% 상승했다. 특히 전세(5.4%)와 월세(3.1%) 등 집세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서민들이 느끼는 물가불안은 지난달에도 계속된 것으로 분석된다.

▶환율급등으로 10월 이후 물가도 불안=물가불안은 이달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그리스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현실화하고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달러화 대비 원화값이 급락하는 추세여서 수입물가를 자극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물가불안 심리를 차단하기 위해 물가당국이 내놓을 ‘카드’도 마땅한 게 없는 실정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환율 변동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과 전세가격 상승 등이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석유제품 등 수입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공산품과 수입 농산물 가격의 변동폭이 확대되면서 물가관리에 여전히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을 통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차단도 실물경기 위축 우려가 커 올해 안에는 불가능하다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되레 급격한 경기둔화를 우려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마저 제기되는 실정이다.

현대증권 박혁수 연구원은 4일 보고서에서 “한은이 이달에 높은 물가상승률과 기대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인상 고수를 시사하겠기만 대외여건이 악화되면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신창훈 기자 @1chunsim>

chuns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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