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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마초’의 귀환…러시아를 팔아치워라?
투자환경을 보는 두 시선

“연임땐 2024년까지 집권가능

“정치 불확실성 제거돼 호재”

“장기 관점서 펀드 손절매 자제



“친기업 쿠드린 재무장관 경질

“러 재정 진공상태로 만들것”

“연내 브릭스펀드 등 축소 바람직





지난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내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 러시아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푸틴의 귀환’이 경제에 미칠 영향을 따지느라 분주하다. 또 비록 정치 리스크가 해소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더라도 글로벌 경기 침체로 러시아의 주수입원인 원유 가격 하락이 우려되면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브릭스펀드와 동유럽펀드 등 러시아 관련 투자자들의 각별한 관심이 요구된다.

▶긍정론ㆍ부정론 팽팽=푸틴이 대통령이 되면 정치의 불확실성이 제거돼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과 푸틴의 독단적인 통치스타일에 대한 우려가 엇갈린다. 푸틴이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연임을 통해 최대 2024년까지 장기집권할 수 있게 된다.

뉴욕타임스는 경제전문가들이 그간 실세인 푸틴이 총리 자리에 앉아있는 것은 정치적 불안정을 초래했기 때문에 그의 대선 출마는 외국인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해석했다. 예컨대 러시아 북극해 지방에서 석유 탐사를 하기로 한 엑손모빌 같은 회사의 경우 러시아 정부와 장기 계약을 맺는 것이 이전보다 수월해질 수 있다. 이 같은 기대감으로 푸틴 출마 선언 이후 러시아 증시는 소폭 상승했다. 외국으로의 자본도피(capital flight)가 줄어들거나 다시 자국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반면 툭하면 웃통을 벗고, 사냥을 즐기는 ‘마초’ 푸틴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푸틴의 출마 선언 직후 차기 권력 구도에 반기를 든 알렉세이 쿠드린 전 재무장관이 경질된 것은 이를 더욱 부채질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 투자자라면 쿠드린 해임에 대해 우려해야 한다. 쿠드린의 투자자들과 친밀한 관계였으며 그의 퇴진은 러시아의 경제와 재정정책을 진공상태로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쿠드린은 방만한 재정을 엄격히 감시해 1998년 위기 이후 러시아 재정 건전성 회복에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인한 유가 하락 등 러시아를 둘러싼 외부 환경도 녹록지 않다. FT에 따르면 원유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러시아가 재정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는 돼야 하지만 현재 100달러 수준에 그치고 있다.

▶러시아 투자는=한때 브릭스 열풍으로 국내에서도 브릭스펀드뿐만 아니라 러시아 펀드 가입자가 크게 늘었다. 하지만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러시아펀드의 수익률은 -30.85%로 해외주식형펀드 가운데 꼴찌다. 브릭스펀드 역시 연초 이후 수익률이 -23.29%로 하위권이다. 자금도 많이 빠져나가 연초 이후 러시아펀드 설정액은 2706억원 줄었고, 브릭스펀드는 2조896억원이 감소했다.

엄태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정치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시각도 부정적이고 글로벌 경제 상황도 좋지 않다. 내년 3월 선거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있으므로 올해 안에 정리, 축소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고 조언했다.

반면 한 펀드매니저는 “최근 러시아 주가 조정은 정치 리스크보다는 유가하락의 영향이 크다. 유가가 안정되고 있어 지금 손절매하기는 아깝고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는 게 낫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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