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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월 롤러코스터場, 또 개미만 피 봤다…섣부른 저가매수 화(禍) 불러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의 두 차례 학습효과과 되레 독만 됐다. 최근 롤러코스터 장세에서 섣불리 저가매수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의 낭패가 크다. 업황 둔화 등 커다란 흐름을 읽지 못한 채, 그저 기존 주도주의 가격 하락에만 현혹돼 사들인 종목들의 주가가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수급을 주도했을 뿐 아니라 악재가 있는 종목은 개인에 물량을 떠넘겼고, 월등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약세장에도 대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거의 손실을 보지 않았다.

헤럴드경제가 9월 1일부터 29일까지 주요 수급주체별 유가증권시장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주가등락율을 분석한 결과 개인은 -26.6% 손실을 봤지만, 외국인 3.8%, 기관 5.4%의 플러스를 기록했다. 범위를 넓혀 주체별 순매수 상위 20개 종목의 평균 주가등락율을 비교해봐도 개인 -21.9%, 외국인 -2.9%, 기관은 2.3%로 개인의 손실률이 가장 높았다. 개인은 매수 상위 20종목이 모두 마이너스인 반면, 기관과 외인은 각각 7종목씩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 기간 코스피 등락율은 -5.9%였다. 물론 매수시점에 따른 실제 수익률은 차이가 있고, 개인과 기관ㆍ외국인간의 자금력 격차에 따른 시장영향력이 작용한 부분도 크겠지만, 시장 흐름상 상승세를 타는 종목과 하락세를 타는 종목을 얼마나 잘 선별했는 지는 엿볼 수 있는 수치다.

9월 변동성 장에서도 기관과 외국인은 자동차와 IT, 유통과 통신 등 낙폭과대 경기민감주와 경기방어주를 두루 편입하면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과 하락에 대한 방어를 함께 노리는 균형 포트폴리오 전략, 이른바 ‘바벨(Barbell) 전략’을 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들은 화학, 조선 등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로 업황 전망이 어두운 종목들을 대거 저가매수에 나섰다. 하지만 결과는 ‘싼 게 비지떡’이었다. 외국인과 기관 등 큰 손이 빠져나간 OCI와 한화케미칼 등 대형화학주는 낙폭을 키우며 한달 사이 -34.9%, -27.2%나 급락했다.

시장이 잠시 혼란을 보인 사이 개인들은 뚜렷한 작전없이 앞뒤 가리지 않고 떼로 몰려 사자에 나서다 낭패를 본 반면, 기관들은 유사시 후퇴할 것을 대비한 차분한 단계적 진격작전으로 승리를 거둔 셈이다. 특히 개인으로 집계된 부분 가운데는 자문형랩 자금도 상당부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올 초까지만 해도 높은 성과를 거뒀던 ‘전격전(blitzkrieg)’ 전략이 요즘 장세에서는 통하기 어렵다는 점을 확인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독일의 비준으로 유럽 재정안정기금(EFSF) 증액이 사실상 확정됐지만, 미국의 경기, 중국의 성장둔화 등 글로벌 증시를 둘어싼 각종 악재들이여전히 건재한 만큼 일반투자자들도 유망 경기민감주와 방어주를 함께 담는 균형투자 전략을 활용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윤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향후 2개월 동안은 주가의 하방 리스크 뿐 아니라 상승 가능성 역시 동시에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배당투자가 가능한 경기 방어주로서 KT, KT&G, △이익가시성이 확보되거나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는 현대차, 현대모비스, GS건설, 현대홈쇼핑, 현대해상, △경기 민감주 중 역사적 관점에서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인 대형주로서 삼성전자, KB금융 등을 유망주로 꼽았다.


<최재원 기자 @himiso4>
jwcho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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