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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동산 불황에‘이상한 거래’속출
부동산 경기 불황 탓에 매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시장엔 사연있는 ‘묘한’ 거래들이 속출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완만한 하향세 속에서 일정 시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간혹 유독 비싼 가격으로 거래되거나 반대로 터무니 없이 싼 가격으로 사고파는 사례가 보이는 것이다. 이런 특이사례 때문에 시장은 더욱 갈피를 못잡고 매매를 망설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도 과천시의 중심으로 불리는 별양동의 주공5단지. 경기 침체와 더불어 인근지역이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되면서 집값이 많이 떨어져 10억원까지 호가하던 공급면적 149㎡(45평)의 경우 최근 8억3000만원 수준에서 시세가 형성됐다.
하지만 인근 중개업소들 사이에선 7억원대에 계약을 했다는 얘기도 들리는가 하면, 9억원대 초반에서 거래가 다수 이뤄졌다는 상반된 얘기도 나온다.
실제 국토해양부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정보에 따르면, 최근 거래가 이뤄진 유사한 매물의 가격차가 1억3000만원 씩이나 차이가 난다.
이를 두고 중개업자들은 불경기가 낳은 비정상적 거래라고 입을 모은다. 별양동 D공인 관계자는 “장이 좋다면 시장에서 사고파는 게 정상일 텐데, 매물을 내놓아도 거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니까 아예 친인척들에게 사실상 증여하는 방식으로 판다거나 가격이 비슷한 물건을 가진 사람들끼리 교환을 하는 경우가 생기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 증여의 방식으로 거래된 것은 시세보다 싼 가격으로, 교환의 방식으로 거래된 것은 비싼 가격으로 매매가를 신고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는 불황 탓에 정상가 매매를 통해 기대했던 것 만큼의 양도차익을 거두기 어려운 데다, 물건 자체의 가격단위가 클 때 일종의 절세 수단으로 선택한 거래방식이라는 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김종필 세무사는 “1가구2주택자라도 새로 매입한 물건을 2년내 처분할 경우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증여나 교환 등의 방식으로 거래를 하면서 한차례 세금 문제를 정산하고 새로이 2년동안 가치 상승을 통해 차익을 얻을 기회를 가지려고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을 처분하고 과세지표상 양도차익 8800만원 이상 기준 35%의 양도세를 무느니, 믿을 만한 지인들에게 싼 가격으로 아파 트 값을 매겨 매입이 가능할 정도로 현금을 증여하고 해당 수준만큼 증여세를 내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거꾸로 교환의 경우는 서로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에 비싼 값을 매겨 거래하면 취득세가 비싸지지만, 나중에 처분할 때 양도세를 적게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관련 별양동 S공인 관계자는 “부동산 전문가들이야 이런 거래가 비정상적인 가격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분석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싼 가격으로 거래가 됐다고 하면 더 싼 매물은 없는지 찾거나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 보고 매매를 주저하고 있어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백웅기 기자/kgun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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