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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희순, 그를 돌아보게 한 ‘의뢰인’ (인터뷰②)
박희순은 작품 속에서 빛을 발하는 배우, 깊은 눈빛의 진정성을 갖고 관객들을 만나는 배우다. ‘작전’의 전직 조폭 종구, ‘10억’의 프로듀서 민철, ‘혈투’의 조선 최고의 장수 헌명이 이번엔 냉철한 카리스마를 지닌 수석 검사로 관객들을 만난다.

제법 쌀쌀해진 지난 21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의뢰인’의 박희순은 깊은 눈빛만큼이나 깊은 작품세계를, 늘 도전하는 자세를 지닌 ‘배우’였다.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작품, 그것이 나의 길”

서울예술대학 연극과를 졸업한 박희순는 크고 작은 영화의 단역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매 작품마다 관객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선사하는 그는 ‘배우’로서 작품에서만큼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작품에서 매번 같은 모습으로 등장하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늘 새로운 것, 다른 사람들이 시도하지 않은 것을 하려고 합니다. 한국영화에는 어떤 시기마다 유행을 따라가는 성향이 있는데, 그런 유행에 휩쓸리고 싶지 않아요”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고사했던 ‘의뢰인’은 1년 후 다시 박희순을 찾아왔고, 그는 자신만의 안민호를 만들어냈다.

“내가 발견하지 못한 나를 발견해주는 작품을 하고 싶어요. ‘잘 할 수 있는’ 작품이 아닌 ‘잘 할 수 있을까’하는 역할에 도전하고 싶은거죠. 배우가 궁지에 몰리며 자신이 잘 하는 것을 할 수밖에 없는데, 그러다보면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고 나태해져요. 그래서 직선으로 편히 갈 수 있지만 돌아가는 것 같아요. 그 길이 힘들고, 실패의 가능성을 동반한 위험요소가 따르지만 모험을 멈출 수는 없어요. 다만 배우가 아닌 인간 박희순은 남들이 안하는, 튀는 행동은 절대 하지 않아요”

“주연배우의 책임감, 피할 수 없는 것”

작품에서만큼은 ‘무모한 짓’도 마다하지 않는다는 박희순. 그렇다면 그는 작품 외적인 영화의 흥행을 결정짓는 스코어에 대해서는 어떨까.

그는 지난해 개봉된 ‘맨발의 꿈’이라는 상업영화의 단독 주연을 맡으며 작품과 흥행에서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을 했다. 하지만 결과는 그리 만족스럽지 않았고, 그는 몇 십 억을 짊어진 주연배우로서의 책임감에 따른 자신감 상실과 충격을 맛봐야 했다.

“예전에 작품을 선택할 때는 스코어에 대해서 크게 고려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맨발의 꿈’ 이후 책임감을 느꼈고 힘들었죠. 그 때 흥행에도 무관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후부터는 영화를 선택할 때 스코어를 아예 배제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의뢰인’을 선택했어요. 하정우와 장혁이라는 든든한 친구가 있으니 안심이죠(웃음)”


“나를 돌아볼 수 있었던 ‘의뢰인’, 터닝포인트”

박희순은 하정우와 장혁이라는 든든한 조력자와 ‘모험’을 시도했다. 그에게 이번 작품은 또 다른 도전이었고, 배우로서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고 싶었어요. 주연배우로서 치열했던, 지친 심신을 조금 쉬게 해주기 위해 선택한 영화입니다. 한 걸음 뒤에서 나를 지켜보며 다시 한 번 초심을 되새기고, 나를 다질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는 극중 안민호 검사처럼 배우로서의 정의와 소신, 그리고 열정이 확고했다.

“‘의뢰인’을 하면서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성취감도 있고 이 작품을 통해서 나 자신이 그동안 많이 게을러졌다는 것을 느꼈어요. 그리고 누구보다 치열하게 연습했던 때를 되새겼죠. 그건 하정우와 장혁이라는 배우들을 보면서, 더 견고해졌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하는 친구들을 보며, 더 열심히 하자고 결심했고 그들이 잘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았죠”

박희순에게 ‘의뢰인’은 배우로서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그래서 최선을 다했고, 앞으로 더욱 열심히 할 수있는 힘의 원동력이 된 작품이다. 매번 새로운 모습으로 깊은 감동을 전하는 그가 이번에 도전한 ‘의뢰인’으로 또 한 번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이슈팀 김하진기자 / hajin@issu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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