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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칼럼> 고졸 채용, 이벤트가 돼선 안된다
고졸채용 문화 재계 확산

인재가치 우선 공감대 형성

전체 인원 36% 수준

임금·승진 처우개선 절실





하반기 기업 채용이 화두다. 특히 고졸 채용 문화가 재계에 확산되고 있어 주목된다. 

이명박 대통령이 주창한 공생발전에 재계가 화답하는 모양새이긴 하지만, 인재 등용에 관한 한 문호를 넓히겠다는 기업의 시대적 사명감이 바탕이 된 것은 확실해 보인다.

재계의 고졸 채용은 확실히 증가 추세다. 삼성, 현대차, SK 등 국내 10대그룹 가운데 하반기 고졸 채용 계획을 확정한 곳은 8개 그룹으로, 총 1만3450명을 뽑는다.

전체 채용인원 3만7470명의 36% 수준이다. 10명 중 서너 명은 고졸로 채우는 셈이다.

삼성그룹은 하반기 채용인원 1만2700명 가운데 고졸은 3700명을 뽑는다. 현대차그룹은 총 3970명을 선발하는데 고졸은 850명이다. 작년 하반기 고졸 채용 비율은 0.3%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21.4%로 크게 높였다. LG와 SK그룹 역시 고졸 채용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4대그룹이 팔을 걷어붙이고 고졸 채용에 나서다 보니 다른 그룹이나 대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간단치 않아 보인다.

최근의 고졸 채용은 정부의 요청에 화답하는 측면도 있지만 스펙보다는 인재의 가치가 더 중요하다는 기업의 공감대가 널리 퍼져 있음에 기인하는 게 사실이다. 고졸이라도 적극성과 창의성이 있는 인재라면 과감히 발탁해 기업 신성장동력의 밀알로 쓰겠다는 의중이 강해 보인다.

고졸 채용이 그동안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기업이 새롭게 다가서는 것은 확실해 보인다. 삼성은 고졸자 채용을 통해 능력 있는 인재라면 ‘명장’으로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했고, 대우조선해양 같은 경우는 아예 처음부터 끝까지 고졸 인재 교육을 책임지는 ‘중공업사관학교’를 신설했다.

소극적인 채용에서 벗어나 앞으론 ‘싹수’가 있다면 과감히 키우는 적극적인 고졸 채용을 미래 인재운용 전략으로 채택한 셈이다. 대학진학률이 80%를 훨씬 넘고, 학력 인플레가 심한 한국 사회에서 ‘고졸의 재발견’은 재계를 떠나 사회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고졸 채용이 한때의 유행, 한번의 이벤트로 끝나선 안 된다는 것이다. 고졸자를 많이 고용하는 것도 좋지만 실질적인 처우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 고졸자가 기업의 대우에 실망해 곧장 떠나거나, 다시 대학에 기웃거린다면 모처럼 맞이한 고졸 채용 문화는 생기를 잃을 수 있다.

이에 무엇보다도 고졸에 대한 인식 변화와 함께 실력을 인정하는 기업 문화가 동시에 성숙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학을 졸업하지 않아도 그 분야에서 실력만 좋다면 1등 명장이 되고, 1등 인재가 될 수 있는 기업 내부의 인력 시스템이 필요해 보인다. 고졸자 임금과 승진에 대한 차별적 요소는 당연히 해소돼야 한다.

내년 고용시장은 불안하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최근 500개 상장기업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내년 고용을 올해보다 늘리겠다’고 한 기업은 16.4%에 그쳤다. 지난해보다 올해 고용을 늘리겠다고 한 기업이 30.6%였던 점을 감안하면 기업 형편이 더 어려운 모양이다.

그렇다고 해도 모처럼 불붙은 고졸 채용 문화가 위축돼선 안 될 것이다. 고졸 채용은 포기할 수 없는 기업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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