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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생들 “어디 과외자리 없나요?”
전문강사 공급과잉 영향

영·수 15만원 제시해도 없어

소개업체에 사기피해도

소위 SKY로 불리는 명문대학에 재학 중인 대학생 박모(23)씨. 그는 ‘과외 알바’를 구하기 위해 중ㆍ고등학생들이 많이 들어가는 교육 카페에 광고글을 올렸다. ‘고등학생 영ㆍ수 두 과목에 15만원(월 8회, 1회 2시간)’, 중간 기말고사 때는 전과목 지도 가능’. 조건은 파격적이다. 2주 전 20만원으로 올렸다 결국 과외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 씨는 “아직까지 문의전화가 2통밖에 없었다”면서 “그조차 지도방법, 수업계획까지 다 보내줬는데 대답은 결국 ‘노(no)’였다”고 말했다.

새학기가 시작됐지만 과외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되면서 대학생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대학생 전용 아르바이트라는 수식어가 옛말이 된 지도 오래다.

동영상으로 무장한 교육전문업체부터 취업대란으로 과외를 ‘업(業)’으로 하는 고학력 과외전문강사들이 늘어나면서 대학생들이 설 자린 더욱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대학 재학 중 단 한 번도 과외 알바를 하지 못하고 졸업하는 대학생들도 적지 않다.

군대 제대 후 복학한 한양대 공대 3학년생인 김모(27) 씨는 ‘전단지를 붙여보고 인터넷에 과외 학생 구한다는 글도 올려봤는데 결국 구하지 못했다”면서 “불과 2~3년 전까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라며 고개를 저었다. 과외시장이 공급과잉 상태가 되면서 수년째 대학생들의 과외비는 제자리다. 김 씨는 “물가는 매년 무섭게 오르는데 지금 과외비는 4년 전 어학연수 가기 전과 별반 차이가 없다”면서 “이조차도 구하기 어렵다”며 한숨 쉬었다.

업체를 찾기도 하지만 가입비와 소개비 등을 제외하면 처음 몇 달 간은 손에 남는 게 거의 없다. 소개받은 과외도 좀처럼 오래가지 않는다. 사기를 당하기도 한다. 최근 대학생들의 사정을 악용해 과외 알선을 명목으로 소개비만 챙겨 달아난 업자가 구속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과외도 역시 강남 인맥’이란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고려대에 재학 중인 김모(23) 씨는 “강남에서 초ㆍ중ㆍ고를 졸업한 과 친구는 과외를 세 개나 한다”면서 “과외에서 인맥이 중요하다는 소린 오래 전부터 들어왔는데 역시 인맥도 강남 인맥이 최고인 것 같다”며 씁쓸해했다.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측은 “과외 등 대학생들의 생활비 벌기는 갈수록 어려워지는데 등록금, 교재비, 밥값, 교통비 등 생활비 부담은 치솟고 있다”면서 “대학생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반값 생활비’ 투쟁을 계속 벌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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