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7개 저축은행에 대한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진 이후 저축은행업계의 예금인출 통계가 뒤죽박죽으로 발표되고 있어 신뢰에 금이가고 있다.금융감독당국과 저축은행중앙회의 집계가 서로 다르고, 같은 날 당국안에서 조차 상이한 수치를 발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뱅크런(대량 예금인출 사태)이 발생하고 있는 지, 우려가 가시는 지 판단하기 어려워졌다.

주재성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지난 21일 오후 브리핑에서 토마토2저축은행의 예금인출 규모와 관련, “19일 487억원, 20일 473억원의 예금이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감원과 저축은행중앙회, 토마토2저축은행은 이날 브리핑 직전까지만 해도 “19일 416억원, 20일 320억원이 인출됐다”고 공개했었다.

주 부원장의 21일 발표 내용과 이전 공개 내용과의 차이가 적지 않아 금감원에 재차 확인을 요청한 결과 수치는 또 달라졌다. 금감원은 19일 416억원, 20일 445억원이 인출됐다고 상세히 소개했다. 약 2시간 전 주 부원장의 발표금액 보다 각각 71억원, 28억원 줄어 있었다. 중요한 것은 금액의 차이가 아니라 추이다. 주 부원장의 발표대로 라면 토마토2저축은행의 20일 예금인출은 19일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금감원의 추가자료를 보면 20일이 오히려 19일 보다 늘었다.

뿐만 아니다. 22일 오전 수치는 또 바뀌었다. 금감원은 이날 19일 549억원, 20일 486억원이 인출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고 알렸다. 이틀새 이 저축은행에서 빠져나간 예금이 1000억원을 훌쩍 넘었다는 얘기다.

토마토2저축은행을 포함해 현재 영업중인 91개 저축은행의 예금인출 통계도 줄었다 늘었다를 반복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19일 1500억원, 20일 1300억원대의 예금인출이 이뤄졌다고 발표했지만 금감원은 19일 2464억원, 20일 1882억원이라고 공개했다.

금감원은 “수치에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인터넷 출금 요청에 의한 통계가 뒤늦게 잡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시자은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금융당국과 저축은행중앙회가 뱅크런을 막기 위해 의도적으로 인출금액을 축소발표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 금감원의 최종 집계를 토대로 19일부터 21까지 사흘간 저축은행 업계에서 빠져나간 예금은 5500억여원에 이른다.

윤재섭 기자/i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