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들의 약물중독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원희목 한나라당 의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연령대별 약물중독 환자 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06년 1만624명이던 ‘약물중독’ 환자(의료기관에서 약물중독으로 치료받은 환자)가 2010년엔 1만7961명으로 1.7배 많아졌다. 이는 연평균 1834명씩 증가한 것으로 한 달에 153명씩, 하루 5명씩 신규 ‘약물중독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계산이다.

특히 10대의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2006년 500명이던 약물중독 환자가 2010년 1643명으로 3.3배나 증가했다. 전체 연령대가 평균 1.7배 증가한 것에 비해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가파르다. 이로 인해 10대 약물중독 환자수는 2006년에는 9개 연령대 중 8위에 그쳤으나, 2010년에는 20~50대에 이어 5번째로 약물중독이 많은 연령대가 됐다.

10대 환자들이 중독된 ‘약물 종류’ 별로 순위를 매겨본 결과 1위는 ‘진통제, 해열제 및 항류마티스제’ 약물로 나타났다. 지난 2006년 97명에서 2010년 522명으로 6배나 늘어나 급격히 증가했다. 2위는 ‘이뇨제 및 기타 약물(24.8%)’, 3위는 ‘진정제, 수면제, 간질약, 파킨슨병약(19.2%)’ 종류로 집계됐다.

지난해 약물중독으로 가장 오래 입원치료받은 상위 10명을 분석해보면 10대들의 약물중독 현상을 더욱 뚜렷해진다.

입원치료기간 상위 10명 중 5명은 ‘진통제ㆍ해열제’ 계열에 의한 약물중독이었다. 특히 입원치료일수가 43일로 가장 긴 14세 청소년(여성)과 입원일수 6위(16세 여성)는 ‘아미노페놀유도체에 의한 중독’이다. 아미노페놀은 아세트아미노펜 합성에 사용된다. 아세트아미노펜을 주성분으로 한 의약품 중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은 ‘타이레놀’로 이 두 명은 타이레놀에 의한 중독으로 의심된다는 것이 원 의원측의 설명.

또 아미노페놀 외의 진통제ㆍ해열제 계열 약물중독 3명(입원치료기간 3,4,5위)은 ‘게보린’에 의한 중독으로 의심된다. 작년 식약청 국정감사에서 학생들의 조퇴목적으로한 게보린 대량 복용이 지적되도 했다.

입원치료기간 상위 10명 중 3명은 진정ㆍ수면제 계열에 의한 중독으로 수면제의 과다복용에 의한 중독을 의심할 수 있다. 그리고 2명은 이뇨제 계열에 의한 중독이다. 이뇨제는 여성들 사이에서 ‘살빼는 약’으로 잘못 알려져 있어, 중독된 2명의 여성 청소년이 살을 빼기 위해 이뇨제를 다량 복용하지 않았는지 의심된다.

원희목 의원은 “사회적으로 약의 유통 시스템이 개인이 약을 반복적으로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만들어 진다면, 약물중독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며, “약 구입의 편의성을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의약품 약국외 판매가 된다면 국민들을 약물중독에 더 많이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박도제 기자 @bullmo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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