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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계, 삼성發 ‘2012 컨틴전시 플랜’ 영향권
유럽발 금융위기, 널뛰는 환율 등 최악의 불안한 경영환경에 직면한 재계가 ‘2012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ㆍ비상경영계획)’을 조기가동했다. 내년 경제 상황이 올해보다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서둘러 최적의 내년 경영계획을 수립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계의 이 같은 발빠른 노력에도 불구하고 널뛰기 환율, 글로벌 수요 부진, 정부의 공생 압박 등 이중, 삼중의 부담을 뚫고 내년에 순항을 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이런 가운데 삼성경제연구소는 21일 내년도 우리 경제성장률을 3.6%로 매우 보수적으로 예측했다. 글로벌금융 위기감과 국내 금융불안 지속, 실물경제 위축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삼성발(發) 위기경영’착수 메시지로, 주요 그룹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 소장은 “불확실성에 대비한 경영전략을 수립해야 하며 위기 재발 방지 대응체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은 연구소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 계열사별로 이달말 경영전략 밑그림을 짠뒤 다음달 중 구체적인 전략을 도출한다. 동시에 삼성전자 가전사업부는 원자재값 인상 부담을 낮추기 위해 구리 등 일부 품목에 대해 1년 단위 장기 공급 계약을 추진키로 하는 등 일부 위기극복 경영을 짜고 있는 상태다.

현대차그룹 역시 위기관리 시스템에 발빠르게 대응 중이다. 현대차는 지난달부터 매일 글로벌 판매현황을 체크하는 비상점검회의를 개최하는 등 24시간 대응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환율 상승 덕에 수출에 따른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지만 전세계 자동차 판매량 감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정몽구 회장은 직접 유럽 현지상황을 체크하는 등 직접 나서기도 했다. 정 회장은 지난 20일 출국해 체코 현대차 공장을 둘러본 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유럽판매법인을 찾아 현재 상황과 향후 전망 및 대응책 등을 직접 확인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와 함께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내년 사업계획 마련에도 고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여건이 불투명한 만큼 내년에도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LG그룹은 오는 11월 그룹 컨센서스 미팅을 통해 내년 사업계획을 확정키로 했다. 스마트폰 등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업부들을 중심으로 그룹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포스코는 지난 6월부터 임원회의를 비상경영회의로 바꾸고 환율변동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철강석, 석탄 등 원자재 수입으로 달러 수요가 지속적으로 있는 만큼 달러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올해 2조원 가량의 자금조달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이중 달러 확보를 위해 지난 4월 7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펀드를 발행했다. 포스코는 당분간 달러 강세가 예상되면서 조달금리가 올라갈 것으로 보이는만큼 추가 달러 조달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또 지난 6월말 부터 경영계획 리뉴얼 단위를 분기에서 1달로 축소했다. 즉 지금까지는 분기 실적을 보고 향후 1년 계획을 수정했는데, 올 하반기부터는 매달 실적을 체크한 후 경영계획을 바꾸는 것이다. 포스코는 9월 실적이 마감되는 10월 초께 내년 10월까지의 경영계획을 수정한다는 방침이다.

SK 역시 각 계열사 관련부서는 물론 SK경영경제연구소가 최근의 경제환경이 기업 경영에 미칠 영향에 대한 분석을 하고 있다. 특히 환율의 영향을 많이 받는 SK이노베이션의 경우 환대책반을 상설 운영하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환율을 모니터링하면서 대책을 마련 중이다.

환율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 통신사업은 수출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기감이 덜하지만, 대외 경제의 불안이 내수 침체로 이어질 경우 타격을 배제할 수 없다.

당장 4세대 이동통신서비스인 LTE 사업에 대규모 투자와 마케팅 비용 집행이 예정된 상황에서 물가 급등 상황의 지속은 통신사들의 영업환경에 악재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내년도 대선을 앞두고 통신비 인하 변수까지 고려해야 되는 상황이다.

하이닉스 인수에 나서고 있는 SK텔레콤도 아직까지는 자금 조달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유럽 재정 위기가 장기화될 경우엔 조달 금리 변동에 따라 상황을 장담할 수 없다.

KT 관계자는 “물가 급등과 내수 경기 침체는 인건비 상승과 차세대 망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산업부@shinsoso>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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