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 검사장)는 21일 오전 부산저축은행그룹 비리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김두우(54)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피내사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그의 신분은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로 바뀔 수 있다.

이날 오전 9시반께 에쿠스 승용차를 타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김 전 수석은 부산저축은행의 ‘거물 로비스트’ 박태규(71·구속기소)한테서 이 은행 구명로비 청탁을 받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검찰 출신의 정윤기(53·사법연수원 17)변호사와 함께 출석한 김 전 수석은 박태규씨와 통화를 자주한이유를 묻는 질문 등에는 입을 열지 않은 채 굳은 표정으로 조사실로 향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수석은 청와대 기획관리실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박태규씨로부터 부산저축은행그룹에 대한 금융당국의 검사 무마와 퇴출 저지 등의 청탁과 함께 수차례에 걸쳐 상품권 등 1억원 안팎의 금품을 제공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앞서 박태규씨 조사를 통해 김 전 수석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며, 통신조회를 통해 김 전 수석과 박씨간 90여 차례에 걸쳐 통화가 오간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알렸다. 아울러 김 전 수석의 부인도 박씨로부터 수백만원 상당의 골프채를 선물받은 정황도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 전 수석을 상대로 박씨에게서 금품을 받은 경위와 그 대가로 금융당국 관계자 등에게 부산저축은행 퇴출을 막는 데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캐묻고 있다. 김 전 수석은 금품 수수의 대가성을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검찰은 사실 관계가 확인되면 김 전 수석을 뇌물죄 혹은 알선수뢰죄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홍성원 기자@sw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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