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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구아트 앞마당에 ‘진짜’ F-4D전투기가 있는 까닭은?
서울 강서구 오곡동 551-1번지. 이 곳은 최근 임금체불 등으로 물의를 빚은 심형래씨의 영구아트 건물이 있는 곳이다. 21일 이곳을 찾은 기자의 눈에는 공군의 ‘F-4D’ 전투기가 전시돼 있었다. 실물일까, 모형일까.

헤럴드경제의 취재결과 영구아트 앞마당에 전시된 F-4D전투기는 모형이 아닌 실제 공군에서 퇴역한 전투기인 것으로 밝혀졌다.

공군본부 측은 “해당 전투기는 공군에서 영구아트에 대여해준 퇴역전투기”라며 “엔진은 빼서 정비사 훈련용으로 사용했으며 나머지는 그대로 분해해 영구아트에 대여해줬다”고 확인했다.

그럼, 어떤 사유로 이 실물 전투기가 영구아트 건물 앞에 자리를 잡은 것일까. 확인 결과, 이 전투기는 공군이 지방자치단체나 공군 유관 기관이 아닌 개인 사업장에 대여한 유일한 것이다. 혹시 특혜가 있는 것은 아닐까. 더욱 궁금해졌다.

사연은 이렇다. 공군에 따르면 지난 2006년, 심형래씨는 공군본부에 초청을 받고 찾아가 사계전문가 초청강연을 했다. 이때 공군 참모총장과 만난 심씨가 “향후 영화 제작 및 전시 홍보등에 사용하겠다”며 전투기 1대를 전시용으로 대여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은 영구아트와 협의 끝에 지난 2008년 5월부터 2009년 3월 31일까지 퇴역한 F-4D전투기를 잔존가치의 10분의 1 수준인 168만 2000원에 대여했다. 이어 2009년 4월부터 2010년 3월 31일까지는 계약을 통해 200만원에 연장 대여를 했다.

이후에는 가격조건이 맞지 않아 연장 계약이 결렬됐지만 영구아트측이 이를 반환하지 않아 전투기는 그대로 영구아트 앞마당에 남게된 것이다. 이에 따라 공군의 예산낭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공군본부 관계자는 “법에 정한 절차상 수익자가 운반비용을 부담해 가져가고, 가져와야 하지만 영구아트가 반환을 해주지 않았다”며 “운반 비용에만 몇백만원이 소요돼는 관계로 별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향후 근처의 다른 기관에서 대여해달라는 요청이 올 경우 그 기관에서 비용을 부담해 가져가도록 조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공군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총 177대의 항공기가 도태됐으며 이중 92대가 대여중에 있다. 이들은 모두 서울시청, 전북군청, 군산시청등 지방자치단체나 국방과학연구원, 항공대학등 공군 유관 기관등에 무상으로 대여했으며 필리핀등에 공여된 기체도 일부 존재한다. 유상으로 전투기를 대여한 곳은 항공기 정비사를 키우는 전문 학원 4곳으로 2년 단위, 대당 50만~120만원 선에서 전투기를 빌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현 기자 @madpen100> mad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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