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이숭용처럼…늘 푸른 소나무 프랜차이즈 스타들
스포츠에서 프랜차이즈 스타, 프랜차이즈 플레이어라는 것은 충성도 높은 단골 팬을 만들어내는 ‘최고의 비법’이자 ‘최고의 양념’이다. 팀 컬러가 좋아서, 고향 팀이라서 좋아하는 팬들도 있겠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가 뛰고 있어서 응원하는 팬들이 가장 많지 않을까 싶다. 반대로 팀을 좋아하다 보니, 그중에서 자신이 특별히 응원하는 선수가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18일 프로야구 넥센의 주장 이숭용의 은퇴식을 보며, 천연기념물 하나가 사라지는 느낌을 받았다.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한 팀에서 20년간 뛰며 2632경기 연속출장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고 떠난 칼 립켄 주니어 같은 선수가 프랜차이즈 선수의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하지만 17년간 2001경기를 뛰고 유니폼을 벗은 이숭용은 더 보기 힘든 경우다.
94년 태평양으로 입단한 이숭용은 현대로 팀이 넘어가고, 다시 현대가 넥센으로 넘어가는 동안에도 변함 없이 그 팀에 있었다. 연고지마저 인천-수원-목동으로 바뀌었지만, 이숭용을 프랜차이즈 스타라고 하지 않는 팬은 없다.
‘굽은 솔이 선산 지킨다’는 말이 이숭용에 해당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숭용은 더 많은 연봉을 받기 위해 팀을 떠나려 하지도 않았고, 팀도 그가 떠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도 않았다. 주인이 세 번 바뀌었는데도 말이다.
한국에서 프랜차이즈 스타는 많지 않다.
빙그레와 한화에서 뛴 송진우, 해태에서 뛰다 일본에서 은퇴한 선동렬, 삼성에서만 뛰었던 이승엽, 삼성에서 출발해 다시 삼성으로 돌아와 뛰다 은퇴한 양준혁, 해태에서 뛰다 일본을 거쳐 다시 해태의 후신 KIA로 돌아온 이종범까지 넓은 범위의 프랜차이즈 스타일 것이다.
실력을 돈으로 평가받는 프로의 세계에서 팀을 옮기는 선수에게 손가락질을 할 수는 없다. 프랜차이즈 선수란 보통 일정 부분 자신이 포기하는 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연봉 좀 더 받는 것보다 20년 가까이 자신을 응원한 팬들 곁에 남기를 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두산의 김동주, 삼성의 진갑용 배영수, LG의 조인성 등이 팀과 함께 늙어(?)가고 있는 대표적이 선수들. 롯데 이대호나, 한화 류현진, 삼성 오승환 역시 홈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이런 보물들이 얼마나 많은 팬들을 불러오고 팀의 가치를 끌어올리는지 구단이 모른다면 이들이 제2, 제3의 이숭용이 되기는 어렵다. 이미 연봉 후려치기, 삭감했다 올려주는 구태의연한 방식으로 자신의 보물에 스스로 상처를 내는 경우를 우리는 봐왔다.
넥센은 꼴찌지만, 이숭용과 그를 응원한 팬들은 최고다. 이날 그라운드를 가득 채운 감동 때문에 우리는 프로야구를 본다. withyj2@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