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8’ 출시를 계기로 ‘반(反) 애플’ 진영의 첨병으로 나섰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시장에서 애플과 첨예한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있는 삼성전자도 MS의 최대 우군으로 참여했다.

MS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린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PC와 태블릿PC에서 모두 사용 가능한 OS ‘윈도8’을 발표했다. ‘윈도8’은 내년 하반기 께 각종 제품에 탑재돼 출시될 예정으로 알려진다.

‘윈도8’은 기본적으로는 ‘윈도7’과 유사한 PC용 운영체제(OS)지만 태블릿PC에도 적용할 수 있는 통합형 OS라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PC용 OS와 모바일용 OS가 하나가 되면 개발자들이 두가지 버전으로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지 않아도 되고, 마이크로소프트 워드 등 MS의 오피스 소프트웨어들도 기존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밖에도 윈도8은 터치 기능이 적용됐고, 타일형 사용자환경(UI)과 클라우드 컴퓨팅 기능도 지원한다.

MS는 발표장에서 삼성전자와의 협력 관계도 과시했다. 삼성전자는 발표회장 참석자들에게 윈도8을 탑재한 ‘슬레이트PC’를 지급했다. 이 제품은 MS와 삼성전자가 함께 제작한 표준형 제품(레퍼런스 모델)으로, 양사 간의 끈끈한 협력관계를 엿볼수 있는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PC와 노트북, 스마트폰을 모두 제조할 수 있는 업체로 MS 입장에선 윈도8을 최적화 할 수 있는 최대 우군을 얻은 셈이다.

외신들은 “MS가 ‘PC의 모바일화’라는 야심찬 계획의 첫발을 내디뎠다”고 보도했다. 빌 게이츠 회장은 “PC가 곧 태블릿”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사실 MS는 그동안 휴대폰 OS 시장에선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에 밀려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랬던 MS가 자사의 최대 강점인 PC용 OS 제조력을 태블릿PC 시장으로 확장하면서 애플과 구글이 양분하고 있는 OS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MS가 모바일 OS 시장 참여를 본격화 하면서 향후 세계 OS 시장의 경쟁구도도 변화될 전망이다. 애플 독주를 막을 대안이 안드로이드 하나에서 두개로 확대되는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려도 나온다. ‘윈도8’의 혁신성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를 주고 있지만 실제 제품이 나와 사용자들의 반응을 보기 전까지는 성공 여부에 대해 확언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출시 시기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한국 MS 관계자는 “윈도8이 탑재된 제품이 언제 출시될 지는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윈도8 출시로 MS는 PC와 태블릿PC에서는 ‘윈도8’을,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윈도폰7’을 자체 OS로 확보하게 됐다.

<홍석희 기자 @zizek88>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