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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 ‘싱글맘’의 추석명절 홀로나기
“가족들이 둘러 앉아 이야기꽃을 키우며 명절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예요”

6년 전 부모님의 별거로 동생들과 함께 집을 나와 독립하게 된 김모(여ㆍ30)씨는 올 추석도 TV 프로그램과 보내야한다. 강서구 화곡동 임대주택에는 김씨와 남동생, 그리고 김씨의 딸 아름(3)이가 같이 생활하고 있다. 복지관도 연휴 동안에는 휴관하기 때문에 마땅히 갈 곳도 없다.

김씨가 명절을 잃어버린 건 3년 전 어머니가 재혼을 하면서 새 식구들과 서먹해 발길을 끊으면서부터이다. 이전까지는 그래도 가족이 둘러 앉아 같이 명절 음식을 해 먹는다든가 얘기를 나누면서 기분이나마 낼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 기억마저 가물가물하다.

김씨는 “지난 몇년간 명절이라고해도 평소 주말과 별반 다를 게 없다. 그냥 TV 많이 보는 날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은 딸 아름이 있기 때문.

지난 2007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아름 아빠를 만나게 됐고, 2009년 2월 임신사실을 알았다. 처음에 같이 살자고 하던 아름 아빠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멀어지더니 임신 5개월이 되던 어느 날 크게 다투고 연락을 끊어버렸다. 



임신 중에는 실업급여와 근로복지공단에서 받은 대출로 생활비를 조달하며 혼자 아름이를 낳았다. 그러나 산후 우울증으로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이 힘겨웠다. 온갖 잡생각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래도 선천적으로 밝은 성격의 김씨는 무조건 밖으로 나가야겠다는 생각에 지원센터를 알아보고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같이 강의를 들으러 다녔다. 그렇게 알게 된 다른 싱글맘으로부터 소개를 받아 대한사회복지회와 인연을 맺은 지 벌써 1년 반. 아름이 분유값과 옷가지를 지원받았고, 아름이 예방접종 비용도 전액 지원받아 복지회 계열의 인근 한서병원에서 접종시켰다.

지난 8일에는 복지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추석상차림’ 나눔 캠페인으로, 아름이 추석빔을 마련했다. 같이 있는 200여명의 싱글맘들과 송편도 같이 나눠먹으면서 그제서야 명절인가보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씨는 지금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원을 받고 지인으로부터 도움을 받으면서 생활하고 있다. 그래도 김씨는 새로운 희망을 찾아가고 있다. 하고 싶은 것도 배우고 싶은 것도 많다. 이샘씨가 열고 있는 컵케이크 스쿨 2기생으로, 5명의 다른 엄마들과 서래마을에서 컵케이크 만드는 법을 배우고 있다. 아름다운재단과 공동으로 진행되는 이 과정을 마치면 6명이 같이 종로구 삼청동 일대에 작은 가게를 얻어 운영할 꿈에 부풀어 있다.

이미 피부관리사자격증과 발관리사자격증을 땄지만, 연휴 끝나고 중순부터는 서울시 한부모가족센터에서 개설하는 피부관리사 고급반을 들으면서 경락마사지까지 마스터할 계획이다.

새로 터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아이템도 구상하고 있다. 김씨는 살짝 귀띔해 달라는 부탁에도 사업비밀이라며 공개를 꺼렸다.

아름이가 어떤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냐는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소박했다. “사람을 소중히 알고 인성이 바른 아이로 자랐으면 해요. 물론 건강하게요”라며 웃어보였다.

<이태형기자 @vmfhapxpdntm>thlee@heraldcorp.com



대한사회복지회는 1954년 정부에 의해 전쟁고아의 아동복지를 위해 설립돼 서울 본부를 비롯해 전국에 5개의 지부와 23개 시설 및 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다. 친부모와 함께 살 수 없는 아기들을 양육하고 다른 가정으로 연결시키는 입양사업과 갈 곳 없는 중증 장애인들의 재활을 돕는 장애인 복지사업, 미혼모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미혼모자 시설과 아기를 양육하고자 하는 미혼모들을 위한 미혼모자 공동생활가정을 운영하고 있다. 복지회를 통한 후원금은 아동복지(분유지원, 환아치료비), 미혼모복지(검정고시지원, 미혼양육모 가정지원), 장애아동복지(재활치료비 지원), 노인복지(자립지원)에 사용된다. 후원상담 02-567-8814. 대한사회복지회 홈페이지 www.sw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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