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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회에선 집사가, 학교에선 직원이 공금 슬쩍
서울 은평구 소재 A교회에선 지난 6월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헌금 2000여만원이 눈깜짝할 새 사라져서다. 지난 8월 부산 동래구 소재 B교회에서는 교회 관리용으로 보관하고 있던 신용카드에서 약 600만원이 지출된 사실이 밝혀졌다.

두달 사이 발생한 사건의 범인은 동일인물이었다. 바로 두 교회에 관리집사로 일하던 C(55)씨. 교회 관계자들은 황당했다. C씨는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개척교회 목사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전직 목사였기 때문이다. 그를 믿고 교회 행정 및 살림을 맡겼지만 고양이에 생선을 맡긴 꼴이었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지난 8일 C씨를 구속했다.

C씨는 경찰 조사에서 “개척 교회 목사로 활동하던 중 신용불량자가 돼 생활비 마련 등을 위해 경력을 속이고 여러 교회를 돌아다니며 헌금 등을 횡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일부러 서울 부산 등 전국의 교회를 돌아다니며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휴대폰 통화 내역에 다수의 교회 전화번호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여죄가 있는 지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 일은 이뿐만이 아니다. 7년 여간 근무한 학교 행정실장이 사실 학교 재산 13억여원 을 몰래 횡령해온 사건도 있다.

서울 종암경찰서(서장 강인철)는 지난 5일 학교법인 행정실장으로 근무하면서 학교 재산 13억여원 상당을 횡령한 전 행정실장 D(35ㆍ여)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D씨는 서울 종로구 소재 모 중ㆍ고등학교 행정실장으로 근무하면서 지난 2004년부터 최근까지학교발전기금 등 12억8000여만원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횡령)를 받고 있다.

이씨는 지난 1995년 9월부터 지난 4월까지 해당 학교가 소속된 학교법인 행정실장으로 학원의 경리업무를 총괄하면서 2004년 11월께부터 이사장의 교직원 공제회 종신급여예좌에서 6억8000여만원을 임의 사용했다.

2007년 11월께부터는 13회에 걸쳐 학교법인 기본재산 계좌에서 5억2810만원을 횡령하고, 학교법인 카드를 무려 224회에 걸쳐 총 4192만원을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또한 2009년 2월께에는 학교발전기금 관리를 담당하며 9회에 걸쳐 3130만원을 임의사용해 총 12억8000만원 상당을 횡령한 것으로 경찰은 전했다.

지난 6일에는 서울시 자동차매매조합장인 E(55)씨가 2008년 조합장으로 당선된 직후부터 2년여동안 판공비 1억5000여만원 전액을 자신의 계좌로 빼돌려 생활비 등으로 써온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회계 책임자 등 조직의 살림살이를 담당하는 사람들에겐 더욱 도덕성이 요구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다. 대부분의 피의자들이 조직의 공금을 자신의 유흥비나 개인 생활비로 사용하면서도 큰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ssujin84>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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