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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그룹, 상생 아젠다 선점에 총력
현대자동차그룹이 사회적 화두가 된 ‘상생경영’ 관련 아젠다 선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그룹은 서민경제 활성화를 위해 현대차미소금융재단 출연금을 연내 200억원을 추가로 확충해 연말까지 총 6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2009년말 현대차미소금융재단을 출범시켰고 지난해 서민 대출을 위한 재원으로 200억원, 올 초 200억원 등 총 400억원을 출연했다. 그리고 매년 200억원씩 늘려 오는 2019년까지 총 2000억원을 출연할 계획이었다.

정진행(사진 오른쪽 첫번째) 현대차그룹 사장과 정태영(사진 왼쪽 첫번째) 현대차미소금융재단 이사장(사진 좌측) 등이 추석을 앞두고 서울 마포구 월드컵시장을 방문해 물건을 구입한 후 시장 상인들과 추석 경기, 애로사항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그룹>

하지만 내년 중으로 계획된 200억원을 올해 안에 앞당겨 출연해 현대차미소금융재단의 기능을 강화하기로 했다. 경제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이 대출에 더욱 고삐를 죄면서 가뜩이나 자금을 마련하기 힘겨운 서민, 소상공인, 영세사업자 등의 어려움이 가중되자 이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 서민층과의 상생을 도모하려는 움직임인 셈이다.

이에 앞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5000억원에 달하는 사재를 사회공헌을 위해 내놓기로 하고 보유중인 현대글로비스 주식을 해비치재단에 증여하기로 했다. 지금껏 국내에서 이뤄진 개인 차원의 기부로는 최대 규모로, 정 회장의 결정 이후 다른 주요 대기업 총수의 기부를 촉구하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상생경영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사례는 더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 3월 국내 대기업 중 가장 먼저 협력사와의 동반성장협약을 체결했고, 올 여름 집중호우로 큰 피해가 발생한 직후인 7월말 주요 기업 중 최초로 현금 50억원과 물품ㆍ서비스 제공 30억원 등 총 80억원의 구호성금을 내기도 했다.

추석을 앞두고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는 협력사들을 위해 대금결제를 앞당기기로 결정해 가장 먼저 발표한 곳도 다름 아닌 현대차그룹이었다.

뿐만 아니라 올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통해 현대차 노사가 명절 상여금을 인상하기로 하면서 현금대신 재래시장상품권을 나눠져 지역 소상공인을 돕기로 했고, 기아차 노사는 교통사고 유자녀 장학금 지급을 위해 50억원의 사회공헌기금을 조성하는 데 합의하기도 했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이 협력사 지원 및 사회공헌 등 상생 아젠다를 선점하면서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는 데 대해 재계에서는 최근 현대차그룹이 보여주고 있는 가파른 성장에 따른 자신감이 배경으로 자리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 정기국회에서 뜨거운 이슈가 될 사내하청 정규직화, 일감몰아주기 과세 등 상당한 파장이 예상되는 현안에 미리 대비하는 차원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정진행 현대차그룹 사장은 최근 한 행사장에서 기자와 만나 “연초부터 계획한 것을 일정대로 진행하고 있을 뿐인데 공교롭게도 아젠다를 선점하는 것처럼 비치고 있을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충희 기자 @hamlet1007>
hamle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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