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인도 공략비법은 소프트컬처”
인도기업 첫 한국인 CEO, 김광로 오니크라 부회장
“진입 장벽 높은 시장

그만큼 가치 있는 곳

현지정서 ‘여유·융통성’

밀어부치기식 안통해”

정부와 재계 안팎에서 인도의 ‘재발견’ 작업이 한창이다. 12억 인구과 거대한 구매력, 연평균 9% 고도성장으로 대변되는 인도는, 중국을 뛰어넘을 가장 매력적인 시장으로 부상하면서 국내기업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1월 한국ㆍ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이 발효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인도 공략에 탄력이 붙었다. 현대자동차, LG전자 등이 현지에서 파워기업으로 자리잡고 있고, 포스코는 7년을 공들인 끝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는 등 성과들도 구체화되고 있다.

하지만 인도는 호락호락한 시장은 아니다. 진출하기도 어렵지만 진출했다고 해도 고생만 하고 철수하는 기업도 부지기수다.

김광로<사진> 인도 오니크라(ONICRA) 부회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인도 진출을) 해병대 정신으로 밀어부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른바 소프트 컬처(soft culture)로 다가서야 인도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김 부회장은 ‘인도 신화’의 주인공이다. LG전자 서남아지역 대표를 거쳐 능력을 인정받아 인도기업인 비디오콘 사장으로 전격 스카우트된 경영인이다. 그래서 닉네임이 ‘수출 CEO 1호’다. 인도에서 한국기업 대표로 10년, 인도기업 대표로 4년을 활동했기에, 한국에서는 인도시장에 가장 정통한 인물로 평가 받는다.



김 부회장은 “인도는 들어와 비즈니스하기 어려운 곳이며, 한마디로 진입장벽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나 “이를 거꾸로 말하면 그 만큼 들어갈 가치가 높은 곳이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인도에선 성과와 효율 위주의 하드 컬처(hard culture)로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으며, 인도인들과 정서를 공유하는 소프트 컬처로 가야 장기적으로 굳건한 기업으로 올라설 수 있다”는 게 그의 말이다. 대량생산, 염가생산 시대의 뚝심 경영 만으로는 인도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는 것이다.

김 부회장은 실제로 느긋한 인도인의 정서를 관통할 수 있는 ‘여유’와 ‘융통성’이 가장 위력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LG전자나 현대차, 포스코 등이 지금 잘하고 있지만 ‘빨리 빨리’ 경영보다는 유연한 경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회장은 특히 “인도인은 참 여유가 있는 사람들인데, 이들을 ‘속도’로 밀어부치니까 마이너스가 나더라. 여유와 유연성은 인도에서는 직원들의 창의성으로 연결되는 핵심고리”라며 체험담을 소개했다.

신뢰경영도 각별히 강조했다. 그는 “인도 종업원을 믿어야 성공할 수 있고 장수할 수 있다”며 “이들을 믿어줘야 주인의식을 갖도록 할 수 있고, 창의력을 유도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인도인을 무시하고 충실한 종으로 이용하려는 생각은 (기업 경영에 있어서) 100% 실패한다고 장담한다”고 충고했다.

김영상 기자/ysk@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