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하나 들어오면 동네치과 다 망하는" 네트워크 치과...엇갈린 입장차

발암물질 사용으로 불거진 치과계의 ‘전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25일 논란의 중심에 서있는 유디치과가 발암물질 사용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발표한데 이어 26일 은평구 치과의사회는 ‘불법 네트워크 치과 척결운동’ 집회를 여는 등 ‘네트워크 치과병원’ 대 ‘대한치과의사협회’의 대결구도가 심화되는 추세다.

이들의 갈등은 치과병원의 프랜차이즈라고 할 수 있는 ‘네트워크 치과병원’을 바라보는 입장 차이에서 비롯됐다.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고객을 진료하는 네트워크 병원의 박리다매 식 영업을 ‘합리적 가격에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으로 평가할지 ‘영리만을 노린 불량 치과 진료’ 로 바라볼지가 의견이 엇갈리는 지점이다.

치과의사 윤정일(가명ㆍ35)씨는 “유디 하나 들어오면 동네 병원 다 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네트워크 치과병원을 슈퍼슈퍼마켓(SSM)에 비유하며 유디의 가장 큰 장점을 ‘가격’으로 꼽았다. 대부분의 치과는 국내 임플란트 시술비로 200만원 정도를 받지만 유디 치과는 100만원 정도를 받고 무료 스케일링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윤씨는 “병원은 SSM과는 달리 아픈 환자를 치료하는 곳”이라며 “가격을 앞세운 질 낮은 서비스가 환자에게 독배로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유디같은 ‘박리다매형’ 병원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 과잉진료를 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치협에서도 유디 측에 위임진료와 과잉진료, 자체 기공소에서 불법적 재료 사용 등의 의구심을 지속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현행 의료법 상 환자의 진료와 치료계획, 치료는 의사의 책임으로 개인병원은 의사 1~2명이 이 과정을 도맡고 있다. 그러나 네트워크 병원은 의사, 실장, 위생사, 조무사 등으로 책임과 역할이 분화돼 심한 경우 실장이 환자의 진료와 치료계획을 맡는 ‘위임진료’를 하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또한 의사와 실장 등의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해 과잉진료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디 측은 현재 의사와 실장 등에 매출의 2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있다.
치협 측은 이같은 네트워크형 병원의 구조가 결국 ‘책임있는 진료’를 할 수 없게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윤 은평구치과의사회 총무이사는 “거대 치과 병원에 고용된 의사는 책임있는 진료를 하지 않고 인센티브를 챙겨서 떠나면 그만”이라며 “의사의 양심이 빠져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반면 유디 치과는 25일 공개 기자회견을 통해 개인 병원이야말로 과잉진료의 유혹을 받기 쉬운 구조라고 반박했다.
유디 치과에 고용된 치과의사는 병원 개업비가 0원이지만 개원치과 의사는 초기 투자비만 5억~6억원 이상 든다는 주장이다. 또한 유디치과는 의사에게 기본급과 매출의 20%를 인센티브로 제공하지만, 개업의는 사실상 매출의 전액이 급여이기 때문에 과잉진료의 유혹에 더 빠지기 쉽다고 주장했다.
또 치과 의사 혼자 경영과 행정, 진료까지 책임지는 일반적 시스템은 비효율적이며 유디처럼 분업화된 시스템이 ‘선진 경영’이라고 강조했다.
김종훈 유디치과 그룹 대표는 치협측의 공격을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기득권 세력의 저항”이라며 “서민의 눈높이에 맞춘 저렴한 진료비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자영기자nointerest@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