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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데이>돌출행동인가? 드라마 제작환경 반기인가?
한예슬 유아적 표현방식 비난확산…65분짜리 주2회 편성 규정속도 못지키는 열악한 환경도 문제
KBS 월화극 ‘스파이 명월’의 파행을 야기한 배우 한예슬이 곧 귀국한다. 미국으로 출국한 지 거의 이틀 만이다.

한예슬이 귀국을 서두르게 된 것은 예상보다 자신에 대한 비난이 커진데다 줄소송에 대한 불안으로 관측된다.

한예슬은 LA 공항에서 “이 일을 계기로 다른 연기자분이 좋은 환경에서 드라마를 촬영했으면 좋겠다”고 말해 이번 행동의 책임을 열악한 제작환경으로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한예슬이 제기한 불만은 한국 드라마 제작환경의 총제적 문제이고, 언제건 다시 터질 수 있는 ‘화약고’라는 점에서 한예슬이 총대를 멨다고 볼 수도 있다.

한예슬이 요구한 ‘주5일제 촬영’은 배우의 컨디션과 건강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하지만 쪽대본이 나오고 생방송에 가까운 촬영방식을 고수하는 한 이 문제는 해결되기 어렵다. 드라마를 촬영 중인 여배우를 인터뷰해보면 대부분 “2~3시간밖에 못 잔다”고 말한다. 한류에도 크게 기여하는 ‘드라마 왕국’의 어두운 면인 셈이다.

50분짜리 드라마를 주1회 방송하는 일본이나 제작기간이 우리보다 훨씬 여유있는 미국과 달리 우리의 경우 65분짜리 드라마를 주2회 촬영한다. ‘총알택시’를 탄 것이나 다름없다. 규정속도를 지킬 수 없다는 말이다. 우리의 드라마 제작환경은 배우, 작가, 스태프가 모두 힘든 상황을 조금씩 감내하는 식이다.

한예슬은 이 점을 문제삼고 싶었겠지만 그 표현 방식이 ‘유아적’이었다. 드라마의 주연배우는 제작사나 방송국과 계약을 맺지만 시청자와의 약속이기도 하다. 따라서 약속은 지켜가면서 제작진과 투쟁(?)을 해야 옳았다. 그렇게 하지 못했기 때문에 한예슬에게 비난이 쏠리는 양상이다.

KBS 고영탁 드라마국장은 “한예슬의 행동은 일방적이고 무책임한 행위”라고 비난했고, 정성효 CP도 “한예슬의 요구대로 대본을 수정하고, CF 일정에 스케줄을 맞추는 등 많은 부분에서 배려를 해주었다”면서 한예슬에 대한 공세를 폈다.

하지만 황인혁 PD를 비롯한 제작진도 주연배우를 컨트롤하지 못한 데는 일말의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한예슬의 소속사인 싸이더스HQ가 보도자료를 통해 “한예슬 씨가 바쁜 촬영 스케줄로 인해 심신이 상당히 지쳐 있었고, 그런 상태에서 촬영을 강행하다 보니 판단이 흐려져 많은 분께 피해를 끼치게 됐다”고 밝혔다.

우리의 열악한 드라마 제작환경은 주연 여배우 한 명을 심판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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